금감원, "고려아연 주식매매, 공개매수, 유상증자 집중조사"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고려아연 종가가 나오고 있다. 연일 상승하던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장중 2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 10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청약 기회를 주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다만 우리사주조합이 20%를 먼저 청약할 권리를 갖는다.

금융감독원이 31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이슈를 신속히 조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조사결과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과 MBK·영풍 분쟁결과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

금감원은 이날 자본시장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 신한투자증권 LP(유동성 공급자) 운용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금감원은 준비된 시간의 상당부분을 고려아연 사태에 할애했다. 최 회장측과 MBK·영풍의 지분경쟁에 이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까지 나오며 출렁이는 주가에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특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과정을 파악하는 중인데, 이 업무를 주관하면서 공개매수도 맡았던 미래에셋증권의 업무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는 중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두 업무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 (있을 수 있는) 법 위반 여부를 신속히 점검하고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진행 단계에서 이미 유상증자 계획이 있었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를 알았다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알려야 할 정보를 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함 부원장은 고려아연과 MBK·영풍의 공개매수 불공정거래 조사에 대해 "개연성 있는 혐의내용을 중심으로 이미 구성된 TF에서 집중 조사 중"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거 없는 특정 세력과의 결탁설, 각종 풍문 유포, 부정거래 행위, 시세 조정,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등이 조사 대상이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대비 7.68% 하락한 9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유상증자 결정 소식으로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