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LG家 윤관·구연경'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 정조준

검찰, LG복지재단 등 압수수색 나서
미공개 정보로 부당 이득 챙긴 혐의
미공개 정보 이용 관련 구속 전례 있어
윤관·구연경 부부 대상 검찰 수사 주목

[서울=뉴시스]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에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이사(왼쪽)가 어린이에게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LG 제공) 2022.8.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검찰이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맏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구연경 대표가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와 함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이익을 봤다는 혐의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등이 이미 비슷한 혐의로 구속된 전례가 있어, 이번 수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혐의로 구연경 대표 주거지와 LG 복지재단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구 대표와 그의 남편인 윤관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인 메지온의 유상증자에 관한 중요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가 지난 25일 구 대표와 윤관 대표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민생경제연구소는 "구연경은 배우자 윤관으로부터 메지온에 대한 미공개 정보를 듣고 본인 계좌 혹은 차명계좌로 주식을 매수해 부당한 이익을 얻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민생경제연구소는 또 "2023년 4월19일 메지온은 BRV캐피탈이 500억원의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공시를 발표했다"며 "당일에만 16% 이상 주가가 급등했으며 해당 일을 기점으로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후 메지온의 주가는 2023년 9월7일 5만4100원에 도달하면서 유상증자 공시 이후부터 약 300% 상승했다"며 "당시 유상증자는 통상 10~30% 할인을 하는 증자가 아닌 할인이 없는 증자였고 1년간 보호예수가 되는 조건이었기에 본 유상증자는 메지온의 중단기적 주가에 상당한 호재성 재료였다"고 했다.

민생경제연구소는 "LG가 맏사위(윤관 대표)가 투자한다는 사실은 업계에서도 공공연하게 알려져, 사실상 메지온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LG그룹의 투자나 LG그룹의 인수설에 대한 소문이 날 정도였다"며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구연경은 배우자 윤관으로부터 이러한 호재성 사실을 미리 듣고 메지온의 유상증자 공시 전에 메지온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검찰이 윤관 대표와 구연경 대표 부부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이번 검찰 수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검찰이 재계 주요 인물들을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구속한 사례가 있어, 재계 안팎에선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선 검찰이 윤관 대표와 구연경 대표 부부의 미공개 정보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그만큼 수사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라는 시각도 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지난해 5월11일 미공개 정보로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후 1년 넘게 수감 생활을 이어가다 올해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검찰은 지난 9월엔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등과 관련해 김영준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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