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첫 PS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내년엔 ‘투수 오타니’ 뜬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가을야구의 한을 월드시리즈(WS) 우승으로 풀었다. 오타니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기쁨”이라며 정상에 오른 순간을 만끽했다.
LA 다저스는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WS 5차전에서 7-6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오타니는 투·타를 겸업하는 ‘야구 천재’로 이름을 날렸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엔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2023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달러 초대형 계약을 했다. 그가 다저스로 이적한 결정적인 이유는 우승이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타자에만 전념한 오타니는 MLB 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며 다저스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활약이 인상적이진 않았다.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에서 5경기 타율 0.200,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뉴욕 메츠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선 6경기 타율 0.364, 2홈런, 6타점으로 감을 찾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월드시리즈에선 2차전 때 도루를 시도하다가 어깨를 다쳤고, 이 여파로 WS 5경기 타율이 0.105에 그쳤다. 홈런도, 타점도 없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묵묵히 라인업을 지키며 동료들과 우승의 감격을 함께 했다.
개막 초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스캔들로 마음고생을 했던 오타니는 역경을 이겨내며 2024시즌의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그는 “이적 첫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것은 정말 큰 영광”이라며 “다저스의 일원으로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동료들과 라커룸에서 우승 파티를 즐긴 오타니는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두 선수의 프로 정신이 돋보였다. 두 선수 외에도 다저스는 1번부터 9번까지 뛰어난 라인업을 가졌다”며 “덕분에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경기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목표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팔꿈치 상태는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다음 정규시즌이 시작할 땐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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