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가, 무너졌다"...'이친자', 관전 포인트 (일문일답)
[Dispatch=이명주기자] "이번 주 방송되는 한석규 연기에 놀랐습니다."(송연화 감독)
송연화 감독이 31일 MBC-TV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 연출 비하인드 스토리와 남은 회차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친자'는 송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드라마다. 흡인력 있는 극본과 치밀한 연출,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각각의 장면마다 의미를 부여한 미장센이 '미친자'(이친자에 과몰입하는 사람)를 양산 중이다. N차 시청 열풍까지 불렀다.
제작진의 공이 크다. 매 회차마다 수준 높은 신들을 완성해온 것. 소품, 조명, 미술, 음악, 카메라 각도 등이 완벽하게 합을 이뤘다.
한석규와 채원빈의 밀도 높은 연기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두 사람이 독특한 소재, 충격적인 스토리 라인에 현실감을 더했다.
송 감독은 "완벽한 이미지인 한석규가 장태수를 맡아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됐다"며 "감정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찬사했다.
특히 6, 7회에 등장하는 한석규의 연기에 기대를 당부했다. "촬영하면서 정말 놀랐다. (이번 주 방송될) 6회와 7회에 있다"고 했다.
채원빈을 하빈 역으로 캐스팅한 데 대해선 "또래보다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면이 하빈이와 비슷하다 느꼈다"고 떠올렸다.
가장 고민한 지점은 부녀 관계 속 긴장감을 표현하는 방식. 송 감독은 "집이라는 공간이 적막과 긴장으로 가득 차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태수와 하빈의 관계가 이미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 초점을 맞췄다. 몰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친자'는 반환점을 돌았다. 이제, 2막이 펼쳐진다. 그는 "부녀 관계 변화와 살인 사건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이친자' 6회는 다음 달 1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다음은 송연화 감독 일문일답>
Q.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2021년 MBC드라마 극본공모전 당선작입니다. 극본의 첫 인상은 어땠나요.
A.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부녀의 대화 속 감도는 팽팽한 긴장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믿음과 의심이라는 주제를 가족이라는 가까운 관계 안에서 풀어내고자 했던 면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와 도저히 그 속을 알 수가 없는 사춘기 딸'이라는 굉장히 보편적인 소재가 범죄자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프로파일러와 감정을 읽기 어려운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딸이라는 개성적 설정과 겹쳐지면서, 이 작품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Q. 한석규 배우가 태수 역을 맡게 되면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A. 저에게 한석규 배우는 흔들리지 않는, 완전한 사람 같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태수는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에 쉼 없이 반응하면서 불안해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합니다. 견고해 보이는 사람조차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석규 배우 덕분에 시청자 분들께 전달될 수 있는 감정이 더욱 증폭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석규 배우가 태수를 연기해서 이 이야기가 모두가 공감할만한, 이해가 될만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한석규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가 드라마의 매력을 배가했다는 반응이 많다. 연출자로서 한석규 배우의 연기에 놀랐던 점이 있을까요.
A. 5회 후반부 아내 지수의 방에서 녹음을 듣고 무너지는 태수를 촬영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와 자책감, 지수에 대한 미안함 등 여러 감정들이 뒤엉켜 있는 장면인데 한석규 배우가 그걸 표현해내는 방식이 너무 좋았습니다. 사실 촬영하면서 정말 놀랐던 장면들은 6회와 7회에 각각 있는데, 시청자 분들이 얼른 보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하빈 역으로 신예 채원빈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채원빈 배우의 눈에 반했던 것 같습니다. 차가우면서도 미스터리한 눈동자가 하빈이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알고 보면 아주 발랄하고 귀여운 친구이지만, 첫 만남에서는 또래보다 굉장히 어른스럽고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채원빈 배우의 그런 면들이 기본적으로 감정 표현을 절제해야 하는 하빈이와 비슷하다고 느꼈고, 만나자마자 같이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태수를 향한 어진(한예리 분)과 대홍(노재원 분)의 입장이 상반되고,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다. 두 캐릭터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있나요.
A. 어진과 대홍은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인물들입니다. 굉장히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 갈등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더 나아가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어쩌면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닌 나와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주제를 그려보려 했습니다. 앞으로 어진과 대홍을 둘러싼 이야기를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Q. 드라마를 연출하며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부녀 관계 속에서의 긴장감을 표현하는데 가장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아늑해야 할 집이라는 공간이 적막과 긴장으로 가득 차 있고, 가까워야 할 부녀 관계가 멀게만 느껴지는 것. 이러한 태수와 하빈의 관계가 이미지적으로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촬영과 미술 등 여러 방면에서 초점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감정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보는 분들이 점차 인물에 몰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모색했습니다.
Q. 장편 데뷔작인데 드라마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시청자 반응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A. 배우들 연기에 관한 좋은 반응들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이 작품에 기꺼이 참여해준 여러 배우들의 열연에 관한 이야기들이 더욱 그러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 분들께 익숙하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들도 소개해드릴 수 있고, 열심히 준비해왔던 배우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Q. 매 장면이 애정이 가겠지만 가장 신경을 써서 연출한 장면이 있나요.
A. 아무래도 부녀간의 대화 장면들을 고심하면서 찍었습니다. 특히 1회 하빈의 생일, 첫 대화 장면은 이들의 관계가 어떤지에 대해 한번에 잘 전달되었으면 했었습니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친밀한 행위를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고 제대로 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화면에 보여지는 조명, 미술, 촬영 등 여러 부분들을 스태프들과 고민하면서 만든 장면이라 가장 애착이 갑니다.
Q. 2막에 돌입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관전포인트를 말씀해주세요.
A. 5회에 이르러 태수가 하빈에 관한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된 이후 변곡점을 맞이합니다. 부녀 관계가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요. 또한 지금까지 의문으로 남아있는 두 개의 살인 사건의 진실에 관한 이야기들도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진실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이야기들과 인물들을 만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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