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전남대 공익인권법센터, '담배소송' 모의재판 개최

"담배 중독성 경고 불충분" vs "흡연이 유일한 폐암 원인 아냐"
담배회사 상대 1심 패소 건보공단, 내달 6일 항소심 10차 변론

윤정욱 광주전라제주지역본부장(왼쪽에서 세 번째), 홍관표 전남대 공익인권법센터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권오상 전남대 교수(오른쪽에서 세 번째), 나정수 공단 사내변호사, 전남대 학생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민사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남대학교 법학연구원 공익인권법센터와 담배소송 모의재판을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모의재판은 전날(30일)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열렸다. 건보공단은 모의재판에서 담배소송 원고와 피고 입장, 재판부 판결 등을 통해 담배소송의 주요 쟁점을 다뤘다고 전했다. 이날 모의재판에는 건보공단 광주전라제주지역본부와 전남대 학부생들이 참여했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한 담배회사(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및 제조사)에 흡연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 및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지난 2014년 제기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2020년 11월20일 열린 1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공단은 항소심을 제기했고, 지난달 11일 9차 변론을 마친 상태다. 다음달 6일엔 10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

이날 모의재판에서 원고 측(건보공단)은 "담배의 위험성 중 중독성에 대한 경고가 충분치 않았다"며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30년 이상 흡연 후 흡연과 연관성이 높은 폐암 및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명에게 공단이 지급한 급여비가 약 53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고 측(담배회사)은 "판매한 담배에 설계상 결함이나 표시상 결함이 있지 않다"며 "흡연을 폐암이나 후두암을 유발하는 '유일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오랜 기간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한 노력과 담배회사의 설계상 결함, 표시상 결함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더해 공단은 같은 날 모의재판 현장에서 방청객을 대상으로 소송 의견 찬반 현장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여자 121명 중 약 78%(94명)가 원고 측의 주장을 지지했다.

윤정욱 광주전라제주지역본부 본부장은 "앞으로도 공단은 국민건강 증진 및 보건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겠다"며 "또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