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우수기업, 주기적 지정제 유예로…절충안 낸 정부

홍재영 기자 2024. 10. 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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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인센티브 중 하나로 제시했던 주기적 지정제 완화 방안의 가닥이 잡혔다.

당초 밸류업 우수기업에 주기적 지정제를 면제하는 안이 제시됐지만 유예 쪽으로 검토된다.

회계업계는 주기적 지정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유예 정도 수준은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주기적 지정 완화방침을 발표한 정부는 관계기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지배구조 평가 및 유예방안을 마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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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7회 회계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31/사진=뉴스1(금융위원회 제공)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인센티브 중 하나로 제시했던 주기적 지정제 완화 방안의 가닥이 잡혔다. 당초 밸류업 우수기업에 주기적 지정제를 면제하는 안이 제시됐지만 유예 쪽으로 검토된다. 회계업계는 주기적 지정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유예 정도 수준은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 7회 회계의 날 기념식'에서 주기적 지정제 완화 관련 구상을 밝혔다. 금융위는 주기적 지정을 면제하는 것이 아닌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외부감사의 6년 자율 선임에 3년 지정을 규정하고 있다. 완화안에 따르면 밸류업 우수기업은 기존의 6년 자율 선임을 9년으로 확대해 준다. 규정을 완화하되 주기적 지정제의 큰 틀을 유지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회계부정 우려가 없는 회사 중 감사위원회의 독립적·전문적 구성 및 효과적 운영, 내부회계관리의 효율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세부기준을 연내 마련할 방침이다. 내년 중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 및 유예대상을 결정하고 2026년부터 유예되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4월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주기적 지정 완화방침을 발표한 정부는 관계기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지배구조 평가 및 유예방안을 마련중이다.

주기적 지정제 완화는 회계업계에서 강하게 반대하던 사안이다. 특히 2018년 외부감사법 개정안(신외감법)으로 주기적 지정제가 도입된 이후 한 사이클(6+3=9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제도가 후퇴한다는 아쉬움이 나왔다. 밸류업 정책을 시행하는 국면에서 지배구조 선진화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를 의식한듯 김 위원장은 회계업계 우려가 없도록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시부터 지배구조를 충실히 고려하겠다고 했다. 또 밸류업 우수기업 중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회계부정 우려가 큰 경우에 대해서는 가점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회계업계, 유관기관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0.31/사진=뉴스1(금융위원회 제공)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금융위로서는 회계업계의 수용을 위해 절충안을 내놓은 셈이다. 시행령을 어떻게 개정하느냐에 따라 기업계가 요구하는 것처럼 아예 주기적 지정제 적용을 면제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유예도 회계업계가 크게 반길 만한 일은 아니지만 한공회가 지난번 내놓은 입장을 보면 무리 없이 수용이 가능한 범위로 보인다.

최운열 한공회장은 지난달 2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기적 지정제 완화 방안에 대해 '유예 후 재지정' 방안으로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주기적 지정제 면제라는 표현은 대외적으로 한국 정부가 회계투명성을 포기한 듯한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준다"고 했다.

큰 틀이 정해졌지만 아직 진통이 끝난 것은 아니다. 평가 세부 기준이나 운영 방안을 정하는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유예기간은 3년으로 하더라도 평가를 매년 진행할 지, 혹은 유예 기간 종료 후 진행할 지 등을 두고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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