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연속 벌어진 예대금리차…"대출금리 내리려면 시간 필요"

김도엽 기자 2024. 10. 3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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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의 평균이 전월보다 늘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 시장금리에 역행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고 예금금리는 조금씩 내려가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예금금리가 먼저 떨어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을 내주지 않으면서 높은 금리로 예금을 받을 필요성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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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대출 및 수신금리 단순평균/그래픽=이지혜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의 평균이 전월보다 늘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 시장금리에 역행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가 떨어졌지만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예대금리차 단순 평균치는 0.734%포인트(P)로 집계됐다. 전월(0.57%P) 대비 0.164%P 늘어난 수치다.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수신금리보다 더 많이 높였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단순 평균은 지난달 4.128%로 전월 3.938%보다 0.19%P 올랐지만 저축성수신금리 평균은 3.368%에서 3.394%로 0.026%P 상승에 그쳤다.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대출금리 인상 폭을 수신금리 인상 폭보다 높게 가져갔다.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상품금리는 지난 9월초 연 3.68~6.08%에서 이달초 3.71~6.11%로 상하단이 모두 0.03%P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상품 금리도 4.56~6.67%에서 4.59~6.6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난 9월 시장금리는 내림세였다. 고정형 상품의 준거금리인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9월초 3.330%에서 10월초 3.159%로 떨어졌다. 변동형 상품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도 지난 9월 19일 공시에서 전월보다 0.06%P 내렸다.

은행권이 가계부채 수요 관리를 위해 시장금리 하락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고 예금금리는 조금씩 내려가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예금금리가 먼저 떨어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을 내주지 않으면서 높은 금리로 예금을 받을 필요성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은행권이 여전히 대출금리 인하 폭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0.25~0.55%P 낮췄다. 우리은행도 만기 1년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약정 이자율을 0.2%P 내렸다. 지방은행인 부산·경남은행과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도 지난 17~18일에 수신상품 금리를 낮췄다.

은행권에서는 연말 이후에나 예대금리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우려가 완화돼야 시장금리를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연말이 지나고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움직임이 보이면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먼저 내려가는 정상적인 흐름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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