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삼전 ‘HBM 청사진’ 발표에 불똥 튄 SK하닉… 코스피 30거래일 만에 최저
31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한 청사진을 밝히면서 SK하이닉스 주가로 불똥이 튀었다. HBM 공급이 늘어 경쟁이 심화하면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식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주가가 4.46%(18만6300원)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콜에 나선 뒤로 SK하이닉스 주가가 밀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5세대 HBM(HBM3E)이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완료했고, 올해 4분기(10~12월) 중으로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또 전체 HBM 사업 중 HBM3E 매출 비중이 지난 3분기 10% 초중반 수준에서 4분기 50%로 늘 것이라고 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미국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해 왔는데, 삼성전자의 진입으로 경쟁 구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 이익률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3조8000억원)을 압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HBM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도 전날보다 0.17%(100원) 오른 5만9200원에 그쳤다. HBM 발표 이후 주가가 6만1200원까지 뛰면서 ‘6만전자’ 탈환 기대감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이 줄었다.
대장주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64포인트(1.45%) 빠진 2556.15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달 11일 이후 30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63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641억원, 330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했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흐름이 코스피지수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주 코리아 밸류업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지만, 관련 종목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 코리아 밸류업지수 소속 종목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코리아 밸류업지수에 속한 고려아연 역시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연이틀 주가가 하락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장 초반 83만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은 오히려 주가가 낙폭을 줄이는데 도움을 줬다.
고려아연이 소각을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마치고 일주일 만에 유상증자에 나서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 67만원에 신주 373만2650주를 발행해 2조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7포인트(0.66%) 오른 743.0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496억원 ‘사자’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72억원, 4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가 오르긴 했지만, 거래대금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5조5520억원이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 6조3270억원에서 이달 6조650억원으로 감소했는데, 월말로 갈수록 거래대금이 더 마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에코프로비엠, HLB, 리가켐바이오, 엔켐, 삼천당제약, 리노공업 등의 주가가 강세였다. 알테오젠, 에코프로, 휴젤, 클래시스 등의 주식은 전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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