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나만 무대책? … IRP로 환급·수익 다 챙기세요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연말 한꺼번에 납입도 가능
예금·펀드 투자성향 따라 배분
노후 대비하며 초과수익 노려
최근 리츠·금 관련 ETF 유망
직장 생활 2년 차인 A씨는 '올해도 다 갔구나'라는 생각을 하다 연말정산을 떠올렸다. 동기 모임 중 연말정산에서 각자 얼마를 환급받았는지 자랑처럼 이야기하던 동기들을 보며 올해는 소비보다 저축을 통해 자신도 연말정산을 챙기리라 마음먹었는데, 어영부영하는 새 한 해가 지나버린 것이다. A씨는 벼락치기를 하는 심정으로 연말정산을 준비하고자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코너에 방법을 물었고, 김정은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에게 답변을 들었다.
2025년을 두 달 앞두고 올 초 다짐했던 많은 과제들의 달성 여부를 점검해볼 시간이다. 다이어트, 자격증 취득 등은 때를 놓쳤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하지만 연말정산은 벼락치기가 가능하다.
연말정산은 매월 간이세액표에 따라 임의로 납부한 소득세를 다음해 정산해 실제로 내야 할 세금과의 차이를 계산하는 절차다.
연말정산 공제 항목을 챙기기 위해 없는 가족을 만들어내거나 구간에 맞춰 교육비나 병원비를 더 쓸 순 없지만 의지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공제가 있다. 바로 연금저축 세액공제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가 900만원으로 상향돼 최대 148만5000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고 투자를 통해 수익도 높일 수 있으니 연말정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 계좌에는 펀드와 신탁, 보험, 퇴직연금이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 이율로 운용되기에 안전하지만 큰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정기 납부만 가능하므로 연초부터 납입하지 않았다면 세액공제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없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개인에게는 적합하지만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으로만 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정적 투자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입 장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특성을 보완하는 상품이 바로 개인형 퇴직연금 IRP 계좌다. IRP라는 계좌 안에서 원리금 보장·투자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운용할 수 있고 납입 또한 자유롭다.
그리고 IRP 활용을 통해서만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내가 가입했거나 가입하려는 연금계좌에 IRP가 있는지 꼭 챙겨보자. 연간 납입액이 총 900만원에 미달할 때는 추가 여력이 된다면 연말에 나머지 금액을 납입하자. 연소득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연말에 부족한 금액을 추가 납입하게 되면 100만원당 15만6000원을 더 돌려받는다.
IRP는 납입 자체로 한 해 최대 16.5%를 돌려받는 좋은 상품이지만 적절한 운용을 통해 수익률까지 높일 수 있다. IRP라는 바구니 안에 내가 운용하고자 하는 상품을 원하는 비율로 등록해놓으면 납입한 금액이 그 지시에 따라 자동으로 배분돼 운용된다.
예를 들어 A정기예금과 B펀드를 50%씩 5대5 비율로 운용 지시를 해놓았다면 70만원 입금 시 35만원씩 A예금과 B펀드에 자동 배분돼 운용된다. 중간중간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과 운용 비율 변경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운용 성과가 개인의 선택에 따라 100% 좌우되므로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에서 개인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IRP는 향후 은퇴 자금이라는 인식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 선호가 높지만 투자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투자 상품의 등장으로 적극적인 운용과 관련해 관심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큼 장기투자는 필연적이기에 자산 배분 전략을 통한 복리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하자.
효과적인 자산 배분 전략으로 핵심·위성 전략을 추천한다. 핵심 자산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위성 자산으로 시장 변화에 따른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리금 보장 상품인 정기예금이나 S&P500처럼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핵심 자산을 70% 구성하고, 나머지 30%의 위성자산은 시장 상황에 따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특정 섹터나 자산군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핵심 자산을 바탕으로 시장이 받쳐줄 때는 위성자산과 함께 알파수익을, 시장 침체나 둔화기에는 수익률 하락 방어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은 금리 인하기에는 대표 수혜 자산인 리츠(REITs), 금, 바이오 관련 ETF를 위성자산으로 고려해볼 수 있겠다.
[김정은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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