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박민우와 ‘감독’ 이호준의 재회··· 첫 만남 후 11년, 지금도 두 사람은 이심전심
NC 박민우(31)는 이번 시즌 여러 차례 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 퍼스트’로 똘똘 뭉쳤던 창단 초 NC와 지금의 NC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창단 멤버로 합류해 12년을 NC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조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우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 박민우에게 이호준 신임 감독의 부임은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었다. 박민우가 시즌 내내 말해왔던 NC의 첫 문화를 만든 이가 바로 ‘초대 주장’ 이호준이었기 때문이다. NC가 1군 리그에 진입한 2013시즌 현역이던 이 감독이 FA로 합류했고, 바로 주장을 맡아 신생팀 NC가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
박민우는 31일 창원NC파크에서 이 감독 취임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시즌 중 계속 말씀드렸던 것과 생각이 같은 감독님이 오셨다. 막내 시절 제가 보고 배웠던 선배님이 오셔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감독은 지난 24일 선임 후 첫 인터뷰에서 박민우를 두고 “현역 시절 제 ‘따까리’였다”고 스스럼 없이 농담을 던지며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박민우도 그 시절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박민우는 “원정 때 도구, 유니폼 챙겨 드리던 루틴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때만 해도 막내, 진짜 ‘따까리’였는데 그때 모셨던 선배님이 감독으로 오셨고 저는 주장이 돼 있다”고 웃었다.
박민우는 이 감독이 주장 시절 만들었던 NC의 팀 문화를 가장 그리워하는 선수다. 이날도 그는 “감독님이 주장이실 때 강조했던 게 더그아웃에서 유니폼 입고 있을 때만큼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시합에 나가든 안 나가든 다 같이 응원하고 격려하자고 하셨다. 저 때문에 진 경기도 정말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따로 밥도 사주시고 술도 사주셨다”고 프로 초년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걸 보고 배웠는데, 그런 분위기가 없어지는 걸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주장과 막내로 처음 만난 지 10년이 더 지났지만, 둘의 생각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날 두 사람 사이 첫 미팅에서 이 감독은 박민우에게 주장을 맡겼다. 박민우가 기억하던 ‘주장 이호준’의 메시지가 이날 미팅에서도 똑같이 나왔다. 박민우는 “NC의 문화를 옛날로 돌리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감독님도 야구만 잘하는 게 아니라 팀의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나가는 게 고참의 역할이라도 하셨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렇게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박민우 뿐 아니라 ‘선수 박민우’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단단하다. 이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1루까지 전력 질주할 컨디션이 아니면 선발로 기용하지 않겠다. 자리 보장된 사람은 없다”고 선수단 경쟁을 강조해 왔다. 박민우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셔서가 아니라 프로는 당연히 경쟁이다. 내 자리는 개막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야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프로 선수로서 자리 뺏기지 않으려고 각오는 늘 단단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시즌 박민우는 부상으로 고생하면서도 타율 0.328에 150안타 32도루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박민우는 “보이는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어도,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면서 “오랜만에 30도루 이상을 한 건 뿌듯했다. 더 뛸 수 있다는 욕심도 생겼다. 기회가 되면 40개 이상도 노려보겠다”고 했다. 2014년 박민우는 50도루를 했고, 이듬해엔 46도루를 했다. 이후 9년 만에 30도루를 넘겼다. 도루가 줄면서 상대 투수들의 견제도 줄어 내심 고마우면서도 섭섭했다는 게 박민우의 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박민우를 괴롭히던 어깨 통증도 이번 시즌 재활 이후로는 가셨다.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며 1년 내내 활약하는 게 일단 목표다. 팀 전지훈련에 한발 앞서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훈련할 계획도 세웠다. 박민우는 “어깨는 재활 다녀온 뒤로 보강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후로는 아팠던 적이 없다. 내년에 또 어떨지는 모르지만, 잘 유지를 해야겠다”면서 “올 시즌 경기 수(121경기)가 부족했던 것도 아쉬웠는데, 건강하게 더 좋은 시즌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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