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박민우와 ‘감독’ 이호준의 재회··· 첫 만남 후 11년, 지금도 두 사람은 이심전심

심진용 기자 2024. 10. 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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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가 31일 이호준 신임 감독 취임식을 앞두고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C 박민우가 3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열린 이호준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전달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NC 박민우(31)는 이번 시즌 여러 차례 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 퍼스트’로 똘똘 뭉쳤던 창단 초 NC와 지금의 NC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창단 멤버로 합류해 12년을 NC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조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우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 박민우에게 이호준 신임 감독의 부임은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었다. 박민우가 시즌 내내 말해왔던 NC의 첫 문화를 만든 이가 바로 ‘초대 주장’ 이호준이었기 때문이다. NC가 1군 리그에 진입한 2013시즌 현역이던 이 감독이 FA로 합류했고, 바로 주장을 맡아 신생팀 NC가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

박민우는 31일 창원NC파크에서 이 감독 취임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시즌 중 계속 말씀드렸던 것과 생각이 같은 감독님이 오셨다. 막내 시절 제가 보고 배웠던 선배님이 오셔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감독은 지난 24일 선임 후 첫 인터뷰에서 박민우를 두고 “현역 시절 제 ‘따까리’였다”고 스스럼 없이 농담을 던지며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박민우도 그 시절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박민우는 “원정 때 도구, 유니폼 챙겨 드리던 루틴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때만 해도 막내, 진짜 ‘따까리’였는데 그때 모셨던 선배님이 감독으로 오셨고 저는 주장이 돼 있다”고 웃었다.

박민우는 이 감독이 주장 시절 만들었던 NC의 팀 문화를 가장 그리워하는 선수다. 이날도 그는 “감독님이 주장이실 때 강조했던 게 더그아웃에서 유니폼 입고 있을 때만큼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시합에 나가든 안 나가든 다 같이 응원하고 격려하자고 하셨다. 저 때문에 진 경기도 정말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따로 밥도 사주시고 술도 사주셨다”고 프로 초년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걸 보고 배웠는데, 그런 분위기가 없어지는 걸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주장과 막내로 처음 만난 지 10년이 더 지났지만, 둘의 생각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날 두 사람 사이 첫 미팅에서 이 감독은 박민우에게 주장을 맡겼다. 박민우가 기억하던 ‘주장 이호준’의 메시지가 이날 미팅에서도 똑같이 나왔다. 박민우는 “NC의 문화를 옛날로 돌리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감독님도 야구만 잘하는 게 아니라 팀의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나가는 게 고참의 역할이라도 하셨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렇게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박민우 뿐 아니라 ‘선수 박민우’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단단하다. 이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1루까지 전력 질주할 컨디션이 아니면 선발로 기용하지 않겠다. 자리 보장된 사람은 없다”고 선수단 경쟁을 강조해 왔다. 박민우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셔서가 아니라 프로는 당연히 경쟁이다. 내 자리는 개막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야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프로 선수로서 자리 뺏기지 않으려고 각오는 늘 단단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시즌 박민우는 부상으로 고생하면서도 타율 0.328에 150안타 32도루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박민우는 “보이는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어도,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면서 “오랜만에 30도루 이상을 한 건 뿌듯했다. 더 뛸 수 있다는 욕심도 생겼다. 기회가 되면 40개 이상도 노려보겠다”고 했다. 2014년 박민우는 50도루를 했고, 이듬해엔 46도루를 했다. 이후 9년 만에 30도루를 넘겼다. 도루가 줄면서 상대 투수들의 견제도 줄어 내심 고마우면서도 섭섭했다는 게 박민우의 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박민우를 괴롭히던 어깨 통증도 이번 시즌 재활 이후로는 가셨다.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며 1년 내내 활약하는 게 일단 목표다. 팀 전지훈련에 한발 앞서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훈련할 계획도 세웠다. 박민우는 “어깨는 재활 다녀온 뒤로 보강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후로는 아팠던 적이 없다. 내년에 또 어떨지는 모르지만, 잘 유지를 해야겠다”면서 “올 시즌 경기 수(121경기)가 부족했던 것도 아쉬웠는데, 건강하게 더 좋은 시즌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우. NC 다이노스 제공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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