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다가오자 ‘김치 사기’ 주의보…“‘이런’ 업체는 의심해야”

‘김치 10㎏ 2만9900원’ 광고에 입금했다 피해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무통장 입금 유도하면 사기 의심해야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산 포기김치를 저렴한 가격에 판다며 현금 입금을 유도한 뒤 김치를 보내주지 않고 연락을 끊어버리는 방식이다.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김치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와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 게재된 ‘국내산 포기김치 10㎏ 2만9900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입금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여수에 사는 A씨는 “마침 김치를 다 먹어가던 차에, 김치 10㎏이 2만9900원이면 너무 싸다 싶어 주문을 했다”며 “며칠이 지나도 배송이 안 돼서 문의 전화를 했더니 하루만 더 기다려달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송지연이 미안해서 귤까지 같이 보내준다기에 기다렸더니 이제는 전화번호 자체가 ‘없는 번호’라는 안내만 나왔다”고 토로했다.

A씨처럼 시중에 판매하는 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구매한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체 ‘대상’의 대표 김치 브랜드 ‘종가’는 국산 포기김치 10㎏을 16만3500원(온라인몰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식품업체 ‘미래찬’은 강원도 배추로 갓 담은 포기김치 10㎏을 9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번 사기 사건의 업체가 제시한 2만9900원과 비교하면 약 3~5배 비싼 셈이다.

피해자들은 김치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반응이다. B씨는 “하다 하다 김치 가지고 사기를 치나 싶다”며 “김치 주문이 몰려 배송이 늦어진다고만 생각했다”고 호소했다. C씨는 “김치판매 쇼핑몰도 멀쩡해 보여서 사기일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D씨는 “김치가 너무 저렴하다 싶긴 했지만, 쇼핑몰에서 ‘농민을 돕자는 취지’라고 하니 믿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촌에서 김치를 직접 담근 뒤 쇼핑몰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직접 판매하는 사례도 있어 소비자들이 속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치 사기 업체는 마치 주문량이 폭주해 배송이 늦어지는 것처럼 안내했다. 이들은 “통화량과 문의가 많아 전화 연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문자로 남기면 순차적으로 빠르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이를 믿고 기다리는 동안 거짓 광고를 하며 사기를 칠 시간을 번 셈이다.

현재 해당 사기 사건은 경찰에 신고가 접수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포털사이트와 중고거래 플랫폼에 게재된 광고는 차단된 상태다.

김치뿐만 아니라 과일, 채소 등 농산물 사기도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먼저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현금결제나 무통장 입금을 유도하면 사기일 확률이 크다. 무통장 입금을 요구한다면 ‘안전결제’ 방식을 이용하는 게 좋다. 안전결제는 구매자가 거래중개 사이트에 돈을 입금한 뒤 배송완료가 이뤄지면 ‘구매확정’을 하고 판매자에게 대금이 정산되는 형태다. 비록 안전거래 수수료가 있지만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구매 후기’도 사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통 사기업체는 쇼핑몰을 급하게 만들기 때문에 제품 구매 후기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로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가 없다면 사기일 확률이 크다. 구매 후기가 있더라도 마치 판매업체 관계자가 작성한 듯 비슷한 내용의 후기가 반복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