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세대' 둔촌주공 대출 쏠릴라…이자 경쟁서 몸 사리는 은행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은행권이 잔금(집단)대출 경쟁을 꺼리고 있다. 본래라면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대출을 유치해야 하지만 오히려 대출 쏠림을 우려 중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하고 조건부 전세대출도 어려워 입주 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 입주예정자도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이하 포레온)의 잔금대출을 두고 협력 은행의 금리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보통 신축 분양 아파트의 잔금대출 금리가 입주 시점 한 달 전에 정해지는 것과 비교하면 금리 확정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포레온은 다음 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포레온 잔금대출 협력 금융회사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물론 새마을금고, 농협조합 등 상호금융도 참여 중이다. 상호금융도 금리를 확정하지 않았다. 최근 한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중앙회를 통해 금리 관련 이슈가 나와 상품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입주 예정자들에게 알렸다.
잔금대출 금리 확정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은행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서다. 보통 대형 단지 입주를 앞두고 더 낮은 금리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경쟁하는 것과 달리 현재는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할까 봐 은행 간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낮은 대출 금리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포레온 잔금대출은 은행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1만2000세대에 육박하는 포레온의 경우 세대당 3억원만 대출받아도 전체 대출 규모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포레온은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만 12억~13억원 선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원화대출 증가율(3분기 기준)이 각각 10.2%, 9%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내외(약 5~6%)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대출모집인의 대출 취급도 중단한 상태로 잔금대출 상담도 힘든 상황이다. 연내는 대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증가율이 낮은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정도만 잔금대출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어느 금리를 제시할지 보고 있다"며 "자칫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가 대출 쏠림이 발생하면 가계대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최근 가계대출 관리를 통해 일부 여력은 확보한 상태다.
이런 상황은 조건부 전세대출에서도 나타난다. 포레온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계획을 세운 사람이 많았다. 임대인이 집값을 모두 치르기 전에 전세세입자를 구하고 보증금으로 잔금을 납입할 경우 세입자는 '조건부 전세대출' 받는데, 현재 5대 은행 중 조건부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하나은행뿐이다. 농협은행은 임대인이 우선 분양대금을 완납해야 조건부 전세대출을 세입자에게 내준다.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했던 국민은행이 제한을 풀 것으로 예상됐으나 갭투자 방지 차원에서 제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기대보다 높은 잔금대출 금리에,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입주자 사이에서는 입주시기를 내년으로 늦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가 지나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이 '리셋'되고, 대출에 다시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우선 내리는 비는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잔금대출은 동일한 조건으로 한 번에 본부에서 승인을 내주며 특별금리를 제안하기 때문에 입주자들은 쇼핑하듯이 은행을 고르면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올해 포레온은 다르다"며 "올해는 은행들이 잔금대출에 적극 나서기는 힘들다"고 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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