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마을지도자 자녀 100명 ‘소개팅’에 수천만원 예산 편성한 구미시[지자체는 중매 중]
경북 구미시가 내년 결혼적령기인 새마을지도자 자녀 100여명만을 대상으로 한 미혼남녀 만남주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의회는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 “구미시가 이미 만남주선 사업을 하는 중”이라며 사업 구상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31일 구미시의회 임시회 영상을 보면, 구미시 새마을과는 지난 23일 구미시의회에서 열린 ‘2025년도 주요업무계획안 보고’에서 새마을 지도자 자녀들의 만남주선 사업을 제안했다. 구미시 새마을과는 “새마을지도자 중 결혼적령기 자녀들을 대상으로 ‘심쿵커플데이’를 진행하려 한다”고 했다. 또 “청년문화와 새마을 운동을 접목하는 새마을 노래 또는 새마을 주제 창작곡 경연인 ‘새마을 싱어게인 구미’를 계최하겠다”고도 했다.
구미시 새마을과가 제안한 심쿵커플데이는 지자체들 사이 유행처럼 번진 미혼남녀 만남주선 사업의 일환이다. 남녀 100명 정도를 모아 각종 레크레이션과 식사를 진행하는 행사다. 예산은 3000만원 가량 편성됐다.
구미시 새마을과는 새마을지도자들의 자녀 나이를 사전에 조사했다. 구미시 새마을과는 “확인해보니 새마을지도자 자녀 중 결혼적령기에 있는 분들이 300여명 정도 된다”며 “새마을(운동)이 저출생, 인구증가 시책에 동참하고 구미에 청년들이 많이 머무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일부 시의원들이 사업 재검토를 요청했다. 허민근, 김근환 구미시의원은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 “너무 커플 매칭에 중점을 두지 말고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 “이미 미혼만녀 만남주선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중복”이라고 했다.
새마을지도자는 각 지역이나 마을단위에서 새마을운동을 이끄는 봉사자다. 지역의 화단 가꾸기부터 시작해 지역의 정책 결정 등에도 의견을 낸다. 구미시 새마을과는 구미시새마을회 관리, 새마을지도자자녀장학기금 운용 등을 총괄한다.
2016년 미혼남녀 만남주선 사업을 시작한 구미시는 지난해까지 11번의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2021년 제외하고는 매해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에도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만남주선 행사를 치렀다. 구미시가 3000만원 가량의 예산을 댔다. 행사 접수 등 행사 주관은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구미시지부가 맡았다.
구미시가 그동안 참가신청을 받으며 신체 사이즈 등 개인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수집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미시가 홈페이지에 올린 참가신청서에는 최종학교, 전공, 직장명, 직위, 신장(cm), 가족관계를 쓰도록 돼 있다.
https://www.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410300600091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10300600001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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