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경질에도 반복되는 범인 도주…광주경찰에서만 3년 새 5건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2024. 10. 3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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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주차장에서 수갑찬 도박 혐의 범인 도주
광주경찰청 전경. /뉴시스

광주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붙잡은 현행범들이 경찰의 관리 소홀로 도주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0명의 외국인 국적 용의자들이 집단 도주하는 사건 여파로 담당 경찰서장이 경질되는 중징계가 내려졌는데도 범인 도주는 그치지 않고 있다.

3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광주광역시에서 총 5건의 범인 도주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2건, 올해는 1건으로 집계됐다. 범인 도주 규모가 가장 컸던 사건은 지난해 6월 광주 광산구의 한 경찰 지구대에서 벌어진 베트남 국적 외국인 집단 탈주극이다.

광주 광산경찰은 지난해 6월 11일 오전 3시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의 한 주택가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베트남 국적 외국인 2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수갑도 채우지 않은 채 지구대 회의실에 대기시켰다. 이중 10명이 20㎝ 상당 벌어진 창 틈으로 달아났다. 도주한 10명 중 6명은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검거된 용의자들이 통제에 잘 따랐다는 이유로 도주 방지를 위한 창살과 감시 인력이 없는 회의실에 머무르게 한 것이다. 달아난 용의자들은 모두 검거됐지만, 이 사고의 여파로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장이 경질됐다.

올해는 수갑을 채우고도 범인을 놓쳤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5분쯤 불법 도박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자 A씨가 광산서 주차장에서 달아났다. A씨는 도주 당시 수갑을 찬 상태로 야간이라 경비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경찰서 정문을 통해 달아났다.

A씨는 지구대 조사를 받고 관할 경찰서인 광산서로 인계되던 도중 도주했다. A씨는 지구대 경찰관과 경찰차를 타고 광산경찰서에서 하차하는 순간, 경찰관을 뿌리치고 달아났다고 한다. 경찰은 방범카메라(CCTV) 영상을 토대로 A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 동구의 한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물품을 훔친 혐의로 광주 동부경찰서 경찰이 현행범 체포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B(19)씨가 경찰관 얼굴을 가격하고 도주했었다. A씨는 수갑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고, 경찰서에 도착해 경찰차에서 내리는 순간을 노려 달아났다.

지난해 9월에는 광주 북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붙잡힌 20대 C씨가 지구대로 향하는 도중 달아났다. C씨는 경찰관에게 “전화 통화를 하겠다”고 한 뒤 감시가 소홀해지자 주택가 담을 넘어 달아났다. 하지만 광주경찰청은 C씨를 체포가 아닌 임의동행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도주가 아닌 이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민들은 반복된 범인 도주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A씨의 도주경로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A씨가 근처를 지나갔다며 경찰 20여 명이 새벽에 곤봉을 들고 찾아와 너무 놀랐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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