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천막 뜯어낸 현대중, 말리던 경찰까지 부상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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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이 "사내경비대를 뒤로 물리라"는 경찰의 경고를 무시한 채 노조의 천막 철거를 강행하다 무력 충돌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경찰 등의 말을 들어보면, 30일 오전 10시30분께 에이치디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부 도로에 천막 10여개를 설치하던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사쪽 사내경비대가 마찰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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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이 “사내경비대를 뒤로 물리라”는 경찰의 경고를 무시한 채 노조의 천막 철거를 강행하다 무력 충돌했다. 현장 중재에 나선 경찰 간부도 폭행을 당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경찰 등의 말을 들어보면, 30일 오전 10시30분께 에이치디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부 도로에 천막 10여개를 설치하던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사쪽 사내경비대가 마찰을 빚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조는 최근 오토바이를 동원해 도로를 가로막는 방식으로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선박을 건조 중인 도크에 자재 등 공급을 차단해 사쪽을 압박하겠다는 의도인데, 노조는 이날 처음으로 천막을 설치했다.
설치한 천막을 지키려는 노조 조합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사쪽 사내경비대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자 현장에 있던 경찰은 곧바로 기동대 투입을 결정했다. 때마침 112신고도 들어왔다. 경찰은 사쪽에 “경찰력을 투입할테니 사내경비대를 접근시키지 말고 뒤로 물러나라”고 수차례 경고했다. 사내경비대 담당 부서에 전달한 것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집회는 사업장 안에서 진행되지만, 마찰이 잦은 탓에 경찰은 15~20명으로 꾸려진 신속대응팀이 112신고 때 즉각 출동해 돌발 상황에 대응해왔다. 경찰은 이날 집회 인원을 고려해 신속대응팀과 기동대 2개 중대(140여명)를 투입했다.
경찰력이 현장에 배치되는 동안 사쪽 경비대는 대기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노조가 설치한 천막 철거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간부의 코뼈가 골절되는 등 20여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쪽 경비대 직원을 제지하던 경찰 간부가 다치는 일도 벌어졌다. 폭력을 휘두른 직원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번 충돌로 노사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임단협 교섭은 열리지 않았고, 노조는 “폭력 행위에 대해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은 심각한 노동 탄압행위”라고 비판했고, 진보당 울산시당도 이날 사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쪽은 “노조의 불법행위를 막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노조의 천막 철거에 무리하게 나선 데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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