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형 경기 흐름' 우려…엇갈리는 지표에 갈피 못 잡는 경기 인식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2024. 10. 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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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하락했다.

1분기 깜짝 성장의 영향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던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기하방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경기 전환점을 의미하는 기준순환일의 저점 시기가 이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4분기 경제지표도 호전되지 않으면 1분기 '깜짝 성장'을 배제하고 L자형 경기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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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산업활동동향 생산과 소비 모두 전기비 감소
선행지수는 양호한 흐름 이어가고 있지만, 동행지수가 따라가지 못해
산업활동동향 추이/그래픽=이지혜

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하락했다. 생산과 소비는 올 3분기 들어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그만큼 경기 판단이 쉽지 않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경기흐름이 악화한 것은 분명하다. 1분기 깜짝 성장의 영향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던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기하방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경기 전환점을 의미하는 기준순환일의 저점 시기가 이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분기 'GDP 쇼크' 여파 이어져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4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재화 소비)는 각각 전월 대비 0.3%, 0.4%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는 지난 7월 동반 하락한 후 8월에 동반 상승했고 이번에 다시 동반 하락했다. 3분기 전체로는 생산과 소비가 각각 전분기 대비 0.2%, 0.5% 줄었다.

매달 나오는 생산과 소비 지표는 올해 3분기 들어 지속적으로 '튀는' 모습이다.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전월 지표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을 더 받고 있다. 생산만 하더라도 광공업생산이 8월 4.4% 오르자 9월에 0.2%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업은 부진을 이어갔다. 특정 시점까지의 시공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0.1% 감소하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지난달 산업활동동향은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흐름상으로 유사하다.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의 전망치(0.5%)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0.1%로 집계됐다. 2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3분기 성장률은 당초 전망 경로를 벗어났다. 3분기 성장률이 공개된 후 경기흐름에 대한 판단도 엇갈린다.

'상저하고' 예상한 정부…양호한 선행지수 흐름 못 따라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추이/그래픽=이지혜
정부는 올해 경기흐름을 두고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판단의 근거 중 하나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다.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4월 98.6으로 저점을 찍고 우샹항 중이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개월 연속 상승 또는 보합했다. 통상 순환변동치가 2분기 이상 상승하면 경기 확장기로 본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들어서도 3월과 8월을 제외하고 줄곧 상승하거나 보합했다. 3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온 이후 국정감사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난해 2분기에 바닥을 쳐서 올라오고 있다"고 말한 이유다.

하지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바닥'을 말하기 쉽지 않다. 현재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에 98.2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지난 2월 100.1을 기록하며 순환변동치의 추세선인 100을 돌파한 이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떨어졌다. 8월에도 그나마 보합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시차가 넓긴 하지만 4개월 만에 따라가는 경향도 있다"며 "시차가 어느 정도인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4분기 경제지표도 호전되지 않으면 1분기 '깜짝 성장'을 배제하고 L자형 경기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말로 추정된 경기의 저점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경제상황을 확장기와 수축기의 관점에서 보면 수축기로 봐야 한다"며 "산업경쟁력과 수출경쟁력 약화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의사가 처방약이 없듯이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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