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상황 참작해달라”…‘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보석

법원, 김범수 위원장 보석 청구 인용…구속 100일만
주거제한, 보증금 3억, 소환 시 의무출석 등 조건 달아
“불법 행위 승인한 적 없어…억울한 상황 참작해 달라”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시사저널 박은숙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법원이 보석을 허가했다. 지난 7월23일 김 위원장이 구속된 지 100일 만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조건으로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증금 3억원 △소환 시 의무 출석 등을 달았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피의자, 참고인 및 이 사건 증인으로 신청되거나 채택된 사람과 이 사건 변론 관련 사항으로 접촉하거나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지난 16일 열린 공판에서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과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보석이 인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지분 매입은 지금으로부터 1년 반 전에 이뤄졌고, 1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상황 변화가 일어났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이 직접 기억과 증거를 확인하며 사실관계를 상기하는 것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피고인의 구속이 장기간 이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카카오와 IT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직접 발언에 나섰다. 그는 "사업을 하며 수많은 회의에 참여했지만 불법·위법적 행위를 승인한 적은 없다"며 "검찰에서 '카카오 측'이라고 하면서 제가 하지 않은 수많은 것들을 얘기해 답답하다. 억울한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16∼17일과 27∼28일 사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고자 SM 엔터 주식을 총 553회에 걸쳐 공개매수가인 12만원 보다 높게 고정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지난 7월23일 구속됐고, 8월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