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까지 한 오타니 …다저스, 양키스 잡고 월드시리즈 정상
선발 플래허티 무너졌지만,
상대 연이은 실책 틈타 역전
43년 만의 역사적인 맞대결에서 최종 승리한 자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202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뉴욕 양키스를 누르고 4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을 7-6으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최종 우승 팀이 됐다. 경기 초반 0-5로 뒤지며 끌려다녔던 다저스는 이날 양키스의 연이은 실책 덕에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 중 5점 이상의 격차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한 팀은 다저스가 처음이다.
정규 시즌 ‘50홈런-5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운 오타니 쇼헤이는 생애 첫 가을야구 진출에 더해 우승 반지마저 손에 넣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게 됐다.
실책에 빛바랜 애런 저지의 첫 홈런
한 경기라도 내주면 시리즈가 끝나는 상황, 양키스는 홈런포 3방을 앞세워 경기 초반 기세를 잡았다. 그간 월드시리즈에서 부진했던 애런 저지가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의 초구 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저지는 이번 월드시리즈 4차전까지 타율 0.133(15타수2안타)로 극도로 부진했는데, 5차전에서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저지의 홈런포 덕에 2-0으로 앞서 나간 양키스는 이후 치좀 주니어의 백투백 홈런으로 한 점 더 달아났다. 3회말에는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저 솔로 아치를 그리며 5-0으로 격차를 벌렸다. 다저스의 선발 잭 플래허티는 1⅓이닝 동안 4피안타(2홈런) 1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패색이 짙었던 다저스는 5회초 양키스 수비수의 연이은 실책으로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양키스 선발 게릿 콜이 오른손에 물집이 터지며 흔들리는 가운데 저지가 토미 에드먼의 중견수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다. 콜은 침착하게 다음 타자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는데, 유격수 앤서니 볼피마저 송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다저스의 프레디 프리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콜을 상대로 연이어 2타점 적시타를 찍어내면서 승부는 순식간에 5-5 동점이 됐다.
양키스는 6회말 스탠튼의 희생 뜬공으로 한 점 더 얻어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양키스 불펜 토미 칸레를 상대로 무사 만루를 만들어낸 뒤 두 번의 희생 뜬공으로 2점을 더 따냈다. 7-6으로 기울어진 승부에서 다저스 선발 워커 불러가 마무리로 깜짝 등판해 세 타자를 땅볼과 삼진 2개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월드시리즈 6경기 연속 홈런 기록한 MVP
이번 월드시리즈의 최우수선수(MVP)는 다저스의 프리먼이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032경기에 출장한 베테랑인 그는 2022년 다저스와 6년 1억6200만달러(약 2245억원)에 계약해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 연장 10회말에서 끝내기 만루 홈런을 포함해 2∼4차전까지 모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일 때도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월드시리즈 5, 6차전에 홈런을 날려 ‘월드시리즈 6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5차전에서도 프리먼은 홈런성 타구를 날리며 상대를 긴장시켰고, 4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해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5차전 동안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홈런(4개)과 타점(12점)을 쓸어 담은 프리먼은 경기가 끝난 뒤 “제게는 이 상보다 우승 트로피가 더 의미가 있다. 이보다 최고의 시즌은 있을 수 없다. 12타점은 동료들이 베이스에 있었기 때문에 올릴 수 있었다”며 최우수선수 선정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우승한 오타니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는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우승을 차지해 올 한해 모든 것을 이룬 선수가 됐다. 2018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오타니는 6년간 가을야구 문턱도 밟지 못하자, 우승을 위해 지난해 12월 다저스에 입단했다. 초대형 계약(10년·7억달러(약 9642억원))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그는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를 펼치겠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승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고, 결국 약속을 지켰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1번 타자로 타석에 선 그의 성적은 정규시즌에 견줘 다소 부진하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타율은 0.105(19타수2안타)에 그쳤다. 디비전 시리즈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주자가 있을 때마다 맹타를 휘둘렀지만, 양키스를 만나선 침묵했다.
그럼에도 오타니의 정규 시즌은 새로운 역사로 가득했다. 정규시즌에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6의 성적을 거둔 그는 내셔널리그 홈런, 타점, OPS 1위를 휩쓸었고, 타율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일본 프로야구 리그를 제패한 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로는 아시아 선수의 한 시즌 최다 타점(130)과 통산 최다 홈런(225개) 기록을 갈아치웠고, 메이저리그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해 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올해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더하면서 2024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올해는 타자 역할에만 전념했다. 내년 시즌부터는 원래대로 투수까지 겸업할 예정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대로면 식물 대통령, 자진사퇴, 탄핵뿐이다
- KBS 뉴스9 앵커에 ‘파우치 사장’ 반대 성명 불참한 최문종
- 우크라 “북한 장교 김영복·리창호·신금철, 러 파병 명단에”
- 민교협 교수들 ‘윤석열 퇴진’ 성명…“국가 생존 위해 물러나라” [전문]
- 800살 은행나무 ‘황금기’ 돌아왔다…기회는 단 2주
- ‘고발 사주’ 의혹 손준성 항소심 선고 또 연기…12월6일 진행
- “탄핵 전야 데자뷔”…홍준표, 윤 ‘공천개입’ 의혹에 공개발언
- 태풍 피했지만 다음주 ‘기온 0도’…250㎜ 강한 비, 추위 데려온다
- ‘블루월’ 2곳 해리스 오차범위 앞서…펜실베이니아선 동률
- 외대 교수들 ‘김건희 특검’ 시국선언…“사법체계 뒤흔들어”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