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강'력하고 '매'력적인 '강'질의 배우 [인터뷰]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김동욱은 특정 장르에 갇히지 않은, 보기 드물게 '올 장르' 연기가 가능한 배우다. '돼지의 왕'에서는 처연하면서 비릿한 얼굴을, '후궁: 제왕의 첩'에서는 히스테릭한 기분 나쁜 광기를, '너는 나의 봄'이나 '그 남자의 기억법', '손 더 게스트' 같은 작품에서는 낮은 온도로 침착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종잡을 수 없기에 출연작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는 최근 또 하나의 작품에서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매력적으로 꺼내 들었다. 바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매강'에서다.
'강매강'은 전국 꼴찌 강력반과 초엘리트 신임 반장이 만나 최강의 원-팀으로 거듭나는 코믹 수사물로, 지난 30일 20회를 끝으로 모든 회차를 공개했다. '강매강'은 잡으라는 범인은 못 잡고 반장만 줄줄이 좌천시키는 전국 꼴찌의 문제적 강력반과 그 반에 자원한 반장 동방유빈(김동욱)이 각종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코믹 수사물을 탄생시켰다.
"'강매강'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런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그래서 반가웠고 대본이 정말 속도감 있게 읽혔어요. 재밌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죠. 특정 장르를 선호하고 가려서 선택하지는 않아요. 그냥 시기적으로 '아 이런 장르의 작품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하는 건 있지만 대부분은 대본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매력 때문에 하게 돼요. '강매강'도 이 두 요소가 있어서 하게 됐죠."
김동욱은 극 중 엘리트 출신의 신임 반장 동방유빈을 연기했다. 동방유빈은 명석한 두뇌, 훤칠한 외모, 뛰어난 운동신경, 넘사벽 학벌까지. 모든 걸 갖춘 엘리트이지만, 번뜩이는 추리력만큼 종잡을 수 없는 행동 패턴과 유머 감각을 보유한 인물이다. 다소 결여돼 보이는 공감 능력과, 아는체가 과해 재수 없게도 느껴지는 동방유빈의 극단적인 설정은 김동욱에 의해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유빈은 굉장히 냉철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현장을 분석해요. 그러면서 다양한 가능성과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범죄 현장을 분석하는 모습들이 있죠. 작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무중력(박지환), 정정환(서현우), 서민서(박세완), 장탄식(이승우) 4인의 캐릭터들과는 조금은 다르죠. 그리고 이들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반장으로서 믿고 따를 수 있는 그런 모습에 중점을 뒀어요."
'강매강'이 전면에 표방한 장르는 코믹 수사극이다. 하지만 장면들을 전시하는 방식은 시트콤에 더 가깝다. 주요 등장인물의 개성을 강화해 또렷한 특색을 만들고, 이를 작위적으로 부각해 연속적인 웃음을 준다. 또 주요 등장인물들은 함께 공조 수사를 해야 하는 '원팀'이지만, 각자의 개성을 상충시켜 이들의 불협을 개그로 삼았다.
"명확한 건 저희 작품은 코미디가 먼저예요. 거기에 수사 범죄가 접목된 거예요. 재미가 먼저인 작품이죠. 작품을 쫓아가는 지점에서 어떤 분은 사건 해결에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어떤 분은 캐릭터에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적어도 사건 해결에 있어선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명확히 하자고 했어요. 재미가 우선이지만 사건 해결에 대해선 진지한 태도들과 형사로서의 모습들을 단단히 쥐고 가자고 했죠."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강매강'에는 웃긴 장면이 많다. 마주한 두 성인 남성이 쩍벌을 하고서 몸을 낮춰 어린이용 소변기에서 일을 보는 장면이나, 박지환 역의 무중력이 잠복을 위해 거지 분장을 했을 때 전 연인과 마주치고, 범죄 현장에 위장 투입된 동방유빈이 엄청난 긴장감에 땀을 소나기처럼 흘리는 모습 등 회차마다 코믹한 상황이 그려진다. 배우들에게는 그야말로 '웃참'의 현장이었다.
"상황이 웃긴 것도 있지만 배우 한 명이 웃으면 이상하게 그 모습이 웃겨서 같이 웃게 됐던 순간이 많아요. 또 머릿속으로 '이 연기가 시청자들이 봤을 때 재밌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도 있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웃기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방송에 나가지 않더라도요. 현장 인원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서 애드리브를 할 때가 많았죠. 근데 그걸 하기도 전에 혼자 웃겨서 웃음이 터질 때가 있었어요. 제가 왜 웃는지 모르니까 다들 또 웃고 그런 웃음의 굴레가 있었어요. 그렇게 촬영하고 나면 몸은 지치는데 정신적으로는 즐거웠어요. 그리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죠. 이런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만나게 돼 즐겁게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는 행복과 행운이 주어진 것에서요."
'강매강'은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시트콤 풍의 코미디물이 잘 시도되지 않는 상황인 데다가, 여기서 보여주는 작위적인 웃음 코드는 취향을 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강매강'은 누군가의 지독한 취향이 된 드라마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호로 작용하기도 했다.
"웃음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정말 많잖아요. 저희 작품을 무척 재밌게 봐주신 분들도 있을 거고 내가 생각한 코미디와 결이 달라서 실망한 분들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 작품을 선택해서 봐주신 시청자분들인 거죠. 그분들이 어떤 말씀을 해주시든 저희에게는 감사한 분들이에요. 결국 봐주셨기 때문에 해주실 수 있는 말씀이니까요. 기왕이면 마지막 회차까지 봐주시면 또 생각하지 못한 재미들을 느끼는 순간들이 올 거로 생각해요."
김동욱의 배우 경력은 어느덧 20년을 넘겼다. 연기파 배우의 성지라 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나왔고, 늘 연기에 있어서 가슴 뜨겁게 골몰해 왔다. 그저 지금까지 배우를 할 수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연기'에 대해 말할 때면 두 눈에 별을 담은 채 행복해했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강'질의 배우, 김동욱이다.
"어릴 때는 열정과 에너지로 그냥 연기를 하는 것에 온전히 즐거움을 느꼈어요. 연기하는 것 자체에 정신이 팔려서 역할을 제안해 주는 것들이나 주변에 고마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죠. 캐릭터를 분석하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했거든요. 한살 한살 나이를 먹으니 이제는 위아래로 다양한 연차의 배우들과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 좋은 배우들 사이에서 아직 저라는 사람에게 소중한 작품을 하자고 제안해 주는 게 고마운 일이라는 걸 느껴요. 연기할 수 있으매 감사해요."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랑후에 오는 것들’,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묻거든 - 아이즈(ize)
- 김민·조유리·주원·최보민·NCT WISH, 'AAA 2024' 참석 확정 - 아이즈(ize)
- 김윤석 송강호 현빈 주원, 12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다 - 아이즈(ize)
- 지드래곤, 컴백 직전까지 실감나는 슈퍼스타의 '파워' - 아이즈(ize)
- [단독] 오영실, '불후' 첫 출격...조우종X임성민 등 집 나간 아나운서 온다 - 아이즈(ize)
- 대형 뮤지컬, 연말까지 개막 러시 - 아이즈(ize)
- 재미도 의미도 없는 SNL, 회초리가 필요합니다 - 아이즈(ize)
- 김남길→고수→공유, 11월은 미남배우와 재회하는 달 - 아이즈(ize)
- '베놈' 밀어낸 류승룡X진선규, '아마존 활명수'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 - 아이즈(ize)
- 'SNL 코리아' 역풍에 '개콘' 재조명, 세계관 확장 좋은 예 - 아이즈(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