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총 55조…거래소 이익 두 배로 늘어나

올해 상반기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이슈로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55조 3천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국내 14개 거래소와 7개 지갑·보관업자를 조사해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오늘(31일) 발표했습니다.

시총 증가는 지난 1월 미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수요가 증가하고,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로 공급 감소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비트코인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한 영향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월 말 기준 6만 2,678달러로 지난해 말(4만 2,265달러)보다 48% 상승했습니다.

상반기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6조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67% 늘었고, 거래소 영업 이익도 5,90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2,870억 원) 대비 106% 치솟았습니다.

다만, 원화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6조 원으로 68% 증가했지만, 코인 시장 거래는 8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80% 감소했습니다.

영업 이익 역시 원화 시장이 6천억 원을 기록한 반면, 코인 시장은 10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거래소 종사자는 총 1,582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 줄었습니다.

코인시장사업자 영업 종료 영향으로 국내에서 거래되는 전체 가상자산 수는 554개로 지난해 말보다 8% 감소했습니다.

상반기 가상자산 신규 상장은 총 157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7% 감소했고, 거래중단(상장폐지)은 67건으로 51% 감소했습니다.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 개수는 285개로 14% 줄었습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가운데 한국인이 발행했거나 국내 사업자에서 80% 이상 거래되는 국내산 가상자산(김치코인)은 102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3% 줄었습니다.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은 70%로 지난해 말보다 8%p 커졌습니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코스피 14%, 코스닥지수 15%) 대비 큰 변동 폭입니다.

거래업자의 가상자산 이전 금액은 74조 8천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96% 급증했습니다.

이 가운데 사전 등록된 국외 사업자 또는 개인 지갑 주소로 건당 100만 원 넘게 이전된 규모는 54조 8천억 원으로 전체 73%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신고사업자에게 이전한 금액(트래블룰 적용)은 18조 7천억 원으로 25%였습니다.

FIU는 "해외 사업자, 개인 지갑으로의 이전 비중이 지난해 말 대비 늘었다"며 "차익거래 등을 위해 가상자산을 국외로 이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래 가능 이용자는 6월 말 기준 778만 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연령대별 이용자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30대(29%)가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28%), 20대 이하(19%), 50대(18%), 60대 이상(6%) 순이었습니다.

67%에 해당하는 대다수 이용자는 50만 원 미만을 보유했습니다.

1천만 원 넘게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비중은 10%(78만 명)로 지난해 말 대비 0.2%p 감소했습니다.

FIU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작년보다 높아졌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김덕현 기자 dk@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