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김 'GIM'으로 전세계 알린다"…'수출 10억불' 청사진 보니(종합)
2027년까지 10억 달러 수출 목표, 내년 7% 증산
먼바다 양식장 확대, 고수온 내성 종자·육상양식 기술개발
'GIM'으로 브랜드화, 등급제 도입해 품질관리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정부가 세계 시장에서 한국 김의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GIM’이라는 고유명사를 확립, 2027년 10억 달러(약 1조 3700억원)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김 생산량을 올해 대비 7%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생산량을 확대하고, 생산·가공부터 유통 과정도 효율화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31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김은 K푸드 열풍에 1조원 수출(7억9000만 달러) 기록을 쓰며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했는데, 향후 성장에 대비해 생산부터 가공과 수출 등 전주기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김 수출은 이미 지난달까지 1조원 수출을 달성해 올해도 순항중이다.
수출 수요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져 올해 김 가격이 크게 올랐던 만큼, 해수부는 마른김의 원료인 물김 생산을 우선적으로 늘린다. 앞서 해수부는 축구장 3800개 넓이인 2700㏊(헥타르) 규모의 양식장을 신규 개발했고 전날부터 햇김 출하가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수심이 깊은 외해에 1000㏊ 시험양식을 실시하고, 어업권 분쟁을 겪던 마로해역 등을 포함해 총 5070㏊ 규모에서 김 1000만속(1속=100장)을 추가로 생산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7% 늘어난 1억6000만속을 출하하고, 2027년까지는 올해 대비 14%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2027년까지 1000만속 이상의 김 초과 수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5000여㏊의 양식장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해양식은 내해보다 조류가 세고, 김발을 촘촘히 설치할 수 없다는 특성 등을 고려해 해수부는 외부 환경 및 예측 연구를 종합해 향후 추가 양식면허 발급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공과 유통 과정도 효율화한다. ‘마른김 수협’과 같이 300여개 마른김 업계들이 조직화·규모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마른김 거래소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김 가공공장에 스마트화를 추진한다. 물김 산지와 가까운 전남에는 물류시설을 새로 짓고, 2026년 조성될 목포 ‘수산식품 수출단지’에는 관련 기업을 입주시켜 연구개발과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GIM’ 수출 브랜드화, 등급제 도입해 품질관리
해외 시장에서 우리 김의 공식 명칭으로는 ‘GIM’을 선정해 브랜드화하고, 국제식품규격위원회를 통한 표준화를 추진한다. 그동안 ‘Nori’(김의 일본어), ‘Seaweed’, ‘Laver’ 등으로 다양했던 해외 명칭을 통일하겠다는 취지다. 또 김 등급제를 도입해 품질별 선택권을 넓히며 좋은 김은 ‘제값 받기’를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송 차관은 “좋은 품질의 김이 가격을 더 잘 받아야 전체 품질도 올라갈 수 있다”며 “양과 질 모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등급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화 함께 45억원을 들여 마른김 등급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영양 성분, 마른 김의 외관상 특징 등 품질 등급 기준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품질 판정 등까지 포함해 연구가 이뤄진다”며 “연구 결과에 따라 세부 등급을 어떻게 나눌지를 결정하고, 내수용 김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해수부의 주도로 업계, 학계가 함께하고 있는 ‘김 산업 협의체’도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업계와 상생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는 고수온에 강한 김 종자 연구와 육상 양식 기술 개발 등 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귀어 청년들에게 새롭게 개발되는 김 양식장 일부를 임대하는 등 신규 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한편 해수부는 올해 높았던 김 가격이 햇김 출하에 따라 11월부터는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차관은 “햇김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차츰 안정될 것이며, 정부 비축보다는 계약 재배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향후 수급 조절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생협약을 통해 수출 물량과 별도로 국내 물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하며 국내 가격 안정에도 힘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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