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프로젝트 대성공…다저스 0-5 열세 뒤집고 WS 5차전 승, 통산 8번째 우승

임보미 기자 2024. 10. 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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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가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7-6으로 뒤집고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7전4승제) 우승을 확정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한 시즌 162경기를 60경기로 단축해 치렀던 2020년 시즌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8번째다.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가운데). 뉴욕=AP 뉴시스
다저스는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7-6으로 한 점 차 승리를 지키며 양키스의 내일을 지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점 차로 앞선 9회말을 지키기 위해 3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워커 뷸러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루 휴식 후 등판이었지만 뷸러는 양키스 7~9번 하위타선을 상대해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경기를 끝냈다.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는 이번 시리즈 1~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치면서 2021 애틀랜타 시절을 포함해 역대 월드시리즈 최다 연속홈런(6경기) 기록을 세운 프레디 프리먼이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MVP 트로피를 들고 포효하는 프레디 프리먼. 뉴욕=AP 뉴시스
이날 양키스는 1회말부터 애런 저지의 시리즈 첫 홈런(2점)이 터졌고 이어 재즈 치좀 주니어까지 연속 타자 홈런을 날리며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양키스는 2회말에도 앤서니 볼피의 2루타에 이은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나면서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를 1과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저지의 부활과 함께 불을 뿜은 양키스 타선은 3회 장칼로 스탠턴의 솔로포로 5-0까지 달아났다. 다저스 타선은 에이스 게릿 콜이 지킨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5회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저지의 포구 실책, 볼피의 송구 실책으로 양키스는 무사만루 위기를 맞았다. 콜은 이후 개빈 럭스,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어 무키 베츠에게도 1루 땅볼을 유도하며 그대로 이닝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1루수 앤서니 리조는 타구를 잡은 뒤 직접 베이스를 밟으려 뛰지 않았고 콜도 베이스 커버에 나서지 않는 사이 베츠가 1루에서 살면서 베츠의 땅볼은 어부지리 타점이 됐다. 2사 후였지만 추격이 시작되자 다저스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프리먼의 2타점 중전안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싹쓸이 2루타로 곧바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콜은 시즌 최다인 공 108개를 던지며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4개만 내주고 다저스 타선을 막았다. 야수진의 연속 실책 이후 5실점한 5회만 빼면 완벽한 피칭이었다. 에이스의 투혼에 양키스는 7회말 스탠턴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더 달아났다. 하지만 다저스 역시 8회 무사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구원 등판한 양키스 마무리 루크 위버를 상대로 에르난데스와 베츠가 차례로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7-6으로 역전했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 시작 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처음 양키스를 리드했다. 6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8회까지 2와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버텼고 다저스는 7차전이 있다면 선발 등판했을 뷸러를 마무리로 올려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며 우승 도전을 천명했던 다저스의 2024시즌은 결국 우승으로 끝나게 됐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해 6시즌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해보지 못했던 오타니 역시 우승을 목표로 다저스로 이적한 첫 해 곧바로 우승 반지를 얻었다. 오타니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54홈런)에 리그 최초 50홈런-50도루 달성으로 MVP 수상이 확실시된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오타니는 고교 시절 세운 야구 인생 목표 중 못 이룬 몇 안 되는 목표 중 하나였다. 고교 시절 오타니는 26세에 월드시리즈 우승과 결혼을 하는 걸 목표로 적어놨었다. 올해 초 결혼반지를 먼저 낀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반지까지 끼면서 4년이 늦었지만 목표했던 반지 두 개를 모두 얻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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