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리기 더 힘들겠네…은행도 제2금융도 연말까지 대출 죈다

조해영 기자 2024. 10. 3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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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가계대출 죄기' 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해 8월 정점을 찍은 뒤 9월 중에는 감소했다.

은행들은 매년 금융당국에 대출증가 목표치를 제출하는데 이미 8월 중에 연간 목표치를 대부분 초과 달성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내년 영업에 제약을 주는 페널티를 예고한 터라, 은행들은 연말까지 최대한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대출의 상환을 유도해야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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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은행권의 ‘가계대출 죄기’ 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증가세가 가팔랐던 7∼8월에 견주면 10월 증가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연말을 앞두고 당초 세웠던 계획을 지켜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서 중도상환해약금을 한시 면제하면서 조기상환을 유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31일 은행권 설명을 종합하면, 케이비(KB)국민은행은 9월3일부터 취급을 중단했던 조건부 전세대출을 11월부터 재개하기로 했다가 계획을 바꿨다. 취급 제한이 풀리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건부 전세대출이란 집주인 명의가 바뀌는 조건으로 내어주는 대출로 ‘갭투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 주요 시중은행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해 왔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내달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를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1월부터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한도를 연 소득의 최대 150∼200%에서 100%로 제한한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해 8월 정점을 찍은 뒤 9월 중에는 감소했다. 이달 중 증가 폭은 전달보다 커질 전망이지만, 7∼8월에 견주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10월 중 가계대출은 9월보다는 증가 폭이 조금 늘어나지 않을까 싶지만, 그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대책이 쏟아지는 것은 연말을 앞둔 이유가 크다. 은행들은 매년 금융당국에 대출증가 목표치를 제출하는데 이미 8월 중에 연간 목표치를 대부분 초과 달성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내년 영업에 제약을 주는 페널티를 예고한 터라, 은행들은 연말까지 최대한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대출의 상환을 유도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신한은행, 우리은행,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등은 가계대출을 만기보다 빨리 갚을 때 부과하는 중도상환해약금을 11월 한 달 동안 면제하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내주는 등 ‘대출 죄기’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빌린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 좀더 나은 조건으로 기존 대출을 갈아타기했을 고객도 지금은 새로 받아줄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연말을 앞두고 상환 유도 등을 통해 대출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 죄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증가세가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보험사나 상호금융권의 주담대, 카드론 증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다음 달 6일부터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고, 새마을금고 역시 다주택자 대상 주담대 취급을 제한할 방침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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