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환수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보물 된다
화성 용주사 감로왕도,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등 보물로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후불도인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31일 밝혔다.
아울러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화성 용주사 감로왕도',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1997년 보물로 지정됐던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陜川 海印寺 靈山會上圖)」는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 불화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제자들의 얼굴 표현, 세부 문양에서는 조선 전기 불화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불·보살의 얼굴과 신체를 금으로 칠하고 불·보살을 포함해 모든 존상의 복식 문양을 가는 금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해 화려함을 더하는 등 뛰어난 예술성을 지녔다.
화면 하단의 화기(畵記)를 통해 1729년(조선 영조 5)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義謙)을 비롯, 여성(汝性), 행종(幸宗), 민희(敏熙), 말인(抹仁) 등 화승(畵僧)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이다.
이 가운데 제작 책임자 격인 의겸을 붓의 신선인 '호선'(毫仙)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기록해 그의 뛰어난 기량을 짐작할 수 있다.
1980년 보물로 지정됐던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金泉 直指寺 釋迦如來三佛會圖)는 조선 후기 후불도로 중앙의 영산회상도, 좌측의 약사여래설법도, 우측의 아미타여래설법도 3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존 삼불회도 중 3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가장 큰 작품으로, 세관(世冠)을 비롯, 신각(神覺), 밀기(密機) 등의 화승들이 1744년(조선 영조 20) 완성해 직지사 대웅전에 봉안했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공간적 삼불회도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불화로, 장대한 크기에 수많은 등장인물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로 장중하게 그려냈다. 3폭 모두 사방 테두리 부분에 '조상경'(造像經)에 근거한 원형의 범자문 진언을 배치해 상징성을 부여한 점도 주목된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螺鈿菊唐草文箱)는 지난해 국가유산청이 일본에서 환수한 유물로, 뚜껑과 몸체, 안쪽에 공간을 분리하는 속상자로 구성돼 있다.
침엽수 계통의 나무로 만든 백골 위에 천을 바르고 그 위에 골회를 입혀 자개를 붙인 다음 여러 번 옻칠해 마감하는 전형적인 고려 나전칠기 제작 방식인 목심저피법(木心紵皮法)으로 제작됐다. 표면에는 총 770개의 국화넝쿨무늬를 배치했고, 부수적으로 마엽무늬, 연주무늬를 사용했다.
세로 18.5cm, 가로 33.0cm, 전체 높이 19.4cm로 일반적인 고려 나전칠기 경함(經函)보다는 크기가 작은 편이다. 몸체의 앞, 뒤, 옆면에는 경첩이나 금속제 못을 박았다가 빼서 패인 흔적이 남아 있어 큰 경함을 작게 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 용주사 감로왕도'(華城 龍珠寺 甘露王圖)는 화면의 안정된 구도나 세부 표현 기법에서 완성도가 높으며, 18세기 후반 불화에 수용된 일반 회화의 양상만이 아니라 불교의 구제신앙과 유교의 효사상이 결합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정조대의 대표작이다.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襄陽 禪林院址 出土 金銅菩薩立像)은 이례적으로 광배와 대좌까지 온전히 갖춘 희귀한 사례이며, 광배를 포함한 높이가 66.7cm로, 정확한 출토지를 알 수 있는 발굴품 중에는 가장 큰 보살상이다.
엎어진 채로 발견되었는데 도금 상태로 볼 때 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매몰된 후 1100여 년이 지나 원래 봉안 장소에서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배와 대좌 장식 일부가 떨어져 나간 상태이지만 전체적으로 도금이 거의 벗겨지지 않아 상태가 양호하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詳校正本慈悲道場懺法)은 여러 경전에 들어 있는 참회의 방법과 내용 등을 일정한 체계로 엮은 '자비도량참법'을 후대에 다시 교정하고 정리한 것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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