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리스·디즈니 중심으로 떠오른 K-콘텐츠 "한국, 글로벌 허브"

윤수현 기자 2024. 10. 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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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코바코 글로벌 OTT포럼 개최…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기반"
대만에서도 K-콘텐츠 열풍… 대만 토종 OTT도 "K-콘텐츠, 생존 1등 공신"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오징어게임2, 무빙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에미상을 휩쓴 오징어게임부터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전 세계 시청 1위를 기록한 무빙까지. K-콘텐츠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캐롤 초이(Carol Choi)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총괄은 한국이 글로벌 콘텐츠 업계의 허브로 성장했으며, 주요 파트너 국가가 됐다며 향후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캐롤 초이 전략총괄은 31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2024 글로벌 OTT포럼'(주최 방송통신위원회, 주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기조연설에서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OTT 시장에서 막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롤 초이 총괄은 “한국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허브로 성장했다”며 “디즈니는 수년 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일본·호주 등 아태지역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기반이 됐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고 했다.

실제 디즈니플러스는 무빙, 카지노, 킬러들의 쇼핑몰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출시했다. 이 중 무빙은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에서 전 세계 시청 1위를 달성했다. 캐롤 초이 총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시청 순위가 상위권인 15개 오리지널 콘텐츠 중 9개가 한국 콘텐츠일 때도 있었다.

캐롤 초이 총괄은 “한국만의 스토리텔링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며 “이제는 한국 연기자를 참여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배우 마동석은 디즈니 마블시리즈 영화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로 출연했으며, 배우 이정재는 스타워즈 애콜라이트에 출연했다. 초이 총괄은 “한국의 힘을 빌려 디즈니플러스에서 고품질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게 하겠다. 한국 크리에이티브 생태계에 투자하고 현지 커뮤니티를 지원할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청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콘텐츠는 대만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만 토종 OTT 프라이데이를 소유하고 있는 통신사 FET(Far Eastone Telecom)의 개리 차이(Gary Tsai) 최고운영책임자는 대만 내에서 자국 콘텐츠가 한국 콘텐츠 인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리 차이 책임자는 “미국 이용자들의 유료 OTT 평균 구독 수는 3개이지만, 대만 이용자는 최대 2개에 그치기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OTT나 다른 경쟁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콘텐츠가 필요하다. 프라이데이의 경우 한국·일본 콘텐츠와 대만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 콘텐츠가 생존의 1등 공신”이라고 했다.

프라이데이는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CJ ENM·JTBC와 콘텐츠 제공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프라이데이는 이를 통해 JTBC의 재벌집 막내아들, SBS의 모범택시2를 수입해 방영할 수 있었다. 개리 차이 책임자는 “한국에서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를 가져올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대만 로컬 콘텐츠가 한국 콘텐츠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동남아 지역에서의 중국 콘텐츠 영향력은 한국 콘텐츠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 태국에선 중국 콘텐츠의 점유율이 한국 콘텐츠를 뛰어넘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미디어 자문 기업인 MPA(Media Partners Asia)의 비벡 쿠토(Vivek Couto) 대표는 “콘텐츠의 평등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콘텐츠 영향력이 크지만, 중국 콘텐츠가 한국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실제 동남아시아에선 중국 콘텐츠가 부상하고 있다. 중국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동남아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글로벌 OTT포럼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사진=미디어오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OTT의 과세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OTT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서도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꼭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글로벌 사업자는 국내 제작사를 바탕으로 얻은 수익이 상당하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조세부담 원칙에 따라 수익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는 것이 옳다”고 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OTT 성장에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OTT 산업계의 가장 큰 과제다. 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해 한국 OTT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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