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 건강·안전에는 지갑연다"..서울시 내년 예산 48조(종합)
13년만에 감축한 올해 예산보다 5%↑
민선8기 채무 지속감소·건전재정 유지
건강·안전도시 구축, 저출생 대응 방점
서울시가 48조 407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13년 만에 예산 총액을 줄였던 올해 예산안(45조 7405억 원)보다 2조 3002억 원(5.0%) 증액한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지만 민선 8기 채무 감축 기조와 건전 재정을 유지하면서 저출생 극복과 서울시민의 건강, 안전을 지키는 정책 과제에 중점 투자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48조 407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민선 8기 이후 채무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꼭 필요한 분야에는 적극적으로 재정투자를 하되 미래세대의 부담은 늘리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 하에 지방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내년 채무 계획을 올해 전망(11조 4057억 원)보다 소폭 줄어든 11조 3915억 원으로 상정했다.
서울시는 △저출생 대응(2조 5309억) △건강도시 서울(4177억) △활력있는 경제(6281억) △촘촘한 돌봄(11조 1053억) △안심하고 누리는 일상(2조 1838억) △글로벌 매력 도시(5152억) △균형발전(1조 452억) 등 7개 핵심 과제에 올해보다 1조4173억원 늘어난 18조 4263억 원의 예산을 내년 집중 투입한다. 아울러 오 시장의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관련 예산 역시 올해(13조 6772억)에 비해 7.4%(1조 64억) 늘어난 14조 6836억 원을 배정했다.
서울시는 먼저 저출생 반등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청년층이 결혼과 아이 낳을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7월 전국 출생아 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7.9% 가까이 증가했고, 혼인 건수는 32.9% 늘면서 저출생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혼부부와 청년 대상 주거지원 등 공공 임대주택 공급에 1조원 이상을 우선 편성했다. 내년 신혼부부 주택 4000호와 청년주택 2504호를 공급해 입주를 지원한다. 오 시장은 "서울의 높은 주거비용이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공공 임대주택 6504호를 내년에 공급하고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에 주거비를 지원하는 등 저출생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내년 서울시정과 재정 투입의 최우선 순위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시민 건강 보호와 건강도시 구축에 두기로 했다. 시민 누구나 이른바 운세권(운동+역세권)을 누릴 수 있도록 365일 운동하기 좋은 건강도시 서울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시립병원 비상진료체계 지원(757억)은 물론 손목닥터 9988(304억), 소아 응급의료체계 구축(106억), 잠수교 전면 보행화(76억), 남산 하늘숲길 조성 및 서울 둘레길 정비(74억), 수변활력거점 조성 (71억) 등 건강 관련 예산을 확충했다.
이밖에 안심 일상을 위해 △공원 및 범죄취약지역 지능형 CCTV 설치 (260억) △지하철 승강장 자동안전발판 설치 (92억) △대심도 터널 1단계 건설 및 2단계 타당성 조사 (807억) △전기차 화재 선제 대응 위한 안전시설 및 장비 지원(71억) △휴대용 안심벨 헬프미, 안심 경광등 지원(45억) 등에 예산을 투입한다.
촘촘한 공공 돌봄체계도 구축한다. 어르신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에 2723억을 투자하고 저소득 어르신 급식 지원 (441억), 치매어르신 치료 돌봄 지원(281억)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외로움·고립·은둔 종합대책(362억)과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 (152억),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102억)에 집중 투자한다.
서울 경제 활력 높이기에도 힘을 쏟는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혁신기업 육성 등을 위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540억) △서울형 기업 연구개발(R&D) 지원 (421억) △소상공인 종합지원 (251억) △양재 인공지능(AI) 혁신지구 육성 (158억) △홍릉 바이오 의료 앵커 운영 (138억) 등에 예산을 배분했다.
내년 3월 운항을 시작하는 한강버스 안전운행 지원에 61억을 배정하는 등 서울이 글로벌 매력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예산도 배정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644억),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조성 (321억), 어울림체육센터 건립 (293억) 등 균형 발전 관련 예산도 편성했다. 이 외에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사업(28억) 예산을 편성하고 참전명예수당과 보훈예우수당을 늘리는 등 1047억원의 보훈 예산을 편성했다.
오 시장은 "기후위기와 복합적인 사회변화 속에서 '시민의 건강과 안전한 일상'은 서울시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2025년 예산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조금도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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