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지우느라 늦었나…'김정일전집' 61권 석달 뒤 60권

하채림 2024. 10. 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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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일전집' 시리즈 61권이 나오고 석 달이 지나 60권이 뒤늦게 발간돼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가 김일성-김정일주의총서 시리즈 '김정일전집' 60권을 출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그러나 '연대순에 따라'라는 설명과 달리 김정일전집 61권은 올해 7월에 먼저 출판됐다.

북한이 60권과 61권의 순서를 바꿔 출판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보도문을 보면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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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전집 제60권 출판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발표한 담화와 연설 등 54건의 노작을 수록한 김정일 전집 제60권을 출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2024.10.3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북한의 '김정일전집' 시리즈 61권이 나오고 석 달이 지나 60권이 뒤늦게 발간돼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가 김일성-김정일주의총서 시리즈 '김정일전집' 60권을 출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정일전집 60권에는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담화와 연설을 비롯한 '노작' 54건이 수록됐다고 한다.

통신은 이 시리즈가 "김정일 동지의 불후의 고전적 노작들을 연대순에 따라 전면적으로 수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대순에 따라'라는 설명과 달리 김정일전집 61권은 올해 7월에 먼저 출판됐다. 3월에 59권을 낸 뒤 61권으로 건너뛰었고, 석 달 뒤 거꾸로 돌아가 60권을 출판한 것이다.

북한이 60권과 61권의 순서를 바꿔 출판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보도문을 보면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2000년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60권이 다루는 2000년 1∼6월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6·15 선언이 도출된 시기다.

하지만 이날 보도 내용을 보면 60권에는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진을 이룩할 데 대하여' 외에 나라의 경제를 세우고 인민생활을 향상하는 대책 등에 관한 김 위원장의 연설·저술이 실린 것으로 돼 있을 뿐, 정상회담이나 6·15 공동선언에 관한 언급은 없다.

북한이 이 시기를 다룬 김정일전집을 준비하면서 남북 정상회담 등 대화와 교류, 동족관계, 통일 등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고 편집하느라 출판이 늦어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60권을 61권 뒤에 발간한 것은 작년 말 김정은의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선언 후 통일·민족 지우기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며, 61권을 확보해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1∼2007년에 두 번째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가 활발했다"며 향후 발간될 책들에서도 "통일에 관한 김정일 발언들이 상당 부분 편집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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