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디스플레이 등 전자폐기물 '6200만톤'..."재활용으로 자원순환"

정진우 기자 2024. 10. 3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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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세계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다. 2024.06.04.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늘어가는 전자폐기물, 연간 대형 여객기 3400대 무게 넘는다'

유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발간한 '4차 세계 전자폐기물 실태 보고서'(The global e-waste monitor 2024)의 핵심 내용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세계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대형 여객기(보잉747) 약 3400개보다도 더 무거운 6200만 톤으로, 2010년보다 무려 82%가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탓헤 2030년엔 8200만톤의 전자폐기물이 나올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가 1인당 세계 평균의 두 배 이상인 17.9kg의 전자폐기물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전자폐기물이 쓸모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구리와 금, 납, 주석 등 금속 원료뿐 아니라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희토류 금속까지 경제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훌륭한 공급원이 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전자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 '미래발생 폐자원의 재활용 촉진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폐디스플레이(TV), 폐 LED 조명 등 전자폐기물을 환경적으로 적정하게 처리하고 있다. 폐기물에 함유된 유용자원을 회수해 고부가가치 원료를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세계 전자폐기물(2022년 기준)에 포함된 금속의 가치는 구리 190억 달러, 금 150억 달러 등 총 910억 달러로 추정된다.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술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은 고등기술연구원(주관기관)과 이안하이텍 등 6개 공동 연구기관이 개발한 '차세대 폐디스플레이 전처리 시스템' 로봇팔/사진=환경산업기술원


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은 고등기술연구원(주관기관)과 이안하이텍 등 6개 공동 연구기관은 '차세대 폐디스플레이 전처리 시스템 및 소재화 기술'을 개발했다. 폐디스플레이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해체·분리하는 기술로 '재활용 효율+작업자 안전+스마트 운전관리'의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기술은 '제품 인식→해체·분리→부품 1차 회수→절단·소각→부품 2차 회수(패널)→배출'로 이뤄진다. 쌓여 있는 폐제품의 로딩부터 자동으로 수행한다. 특히 다관절 협동 로봇팔과 자동공구 교환장치(ATC, Auto Tool Changer)는 해체·분리 공정에서 사람이 수행하는 동일한 수준으로 필요 공구를 적절히 바꿔가며 폐제품 후면부를 해체한다. 절단·소각 공정에서 폐패널을 보다 안전하고 쉽게 처리한다. 또 전처리 시스템 공정에선 구축 데이터베이스 기반 '비전인식' 기술을 통해 폐제품 인식 및 해체·분리·선별 공정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공정을 적용하면 폐디스플레이 내 함유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 기존 수작업으로 재활용 공정을 진행할 때 유가자원 회수율은 40~60%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인쇄회로기판(PCB), 철, 플라스틱 등 자원을 약 97% 회수할 수 있다. 또 기존 공정은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있는 부품을 수작업으로 제거한 뒤 파쇄·분쇄 공정을 거친 후 소재별 선별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물질 혼입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이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4.10.10.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하지만 이 기술은 위험 물질 제거, 핵심부품 선별, 소재별 선별을 자동화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물질 1% 미만 수준의 고순도 소재별 자원 회수가 가능하다. 특히 전자 산업에 사용되는 인듐을 순도 99.9%로 약 91% 회수할 수 있어 기존에 폐디스플레이에서 회수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

작업자 안전보호와 스마트 운전관리도 가능하다. 폐디스플레이 해체 및 재활용 공정을 운영하는 현장(리사이클링센터)에서 특히 기술적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공정운영 시간(Tact time)과 작업자 안전 문제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작업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생기고 작업자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있다.

이번 자동화 기술개발을 통해 평균 해체 시간을 제품당 15분 이내로 수행할 수 있거 무거운 제품도 자동으로 이송해 작업자의 피로도와 근골격계 질환 발생을 저감할 수 있다. 이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면 하루 4톤 규모의 폐제품 전처리 자동화 공정을 수행할 수 있다.

김영기 환경산업기술원 본부장은 "폐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자폐기물의 적정 처리와 효율적인 재활용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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