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尹 김영선 공천 지시도, 명태균과 중요 통화도 아냐…이준석 설명했다"

한기호 2024. 10. 3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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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과 통화 녹취서 드러난 "김영선이 좀 해줘라…당에서 말 많네" 尹 육성 민주당 폭로에
대통령실 대변인실 "尹당선인 공천 보고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어…명씨에 좋게 얘기한 것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 내 선거 브로커로 지목된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2022년 6·1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에 대통령 육성이 등장하자, 박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연합뉴스 사진>

대통령실은 31일 '김건희 여사 김영선 전 의원 공천개입설'과 연루된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 간 통화 녹취가 알려지자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현 개혁신당 의원),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며 당선인 시절의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을 부정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기자회견으로 폭로한 녹취와 관련한 입장을 내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은 공천관리위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의 2022년 6·1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정부 임기 첫날(2022년 5월10일) 김영선 전 의원으로 확정되기 전날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 육성이 공개됐지만 '공천 개입'을 부정한 것이다.

대변인실은 여당에 공천권이 있었단 원론적 입장과 함께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결과론을 내세웠다. "당시 윤 당선인과 명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도 했다.

대변인실은 또 "이준석 당시 당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회의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고 갈음했다. 지난 22일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명씨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위해 '야당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를 요구했단 취지의 폭로에 관해 "전략공천 지역을 정하는 걸 대표 이준석과 공관위원장 윤상현이 했단 걸 언급하는 것조차 코미디인 게, 원래 공관위나 최고위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왜 전략지역으로 하냐'는 (2022년 6월1일)지방선거 공천에 밀려 5월2일에 공관위가 구성되고 5월12일이 후보등록일인가 그랬다"며 "경선가능 기간이 거의 없어서 아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략 공천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가 이기는 조사가 있으면 전달하겠단 이야기는 공천에서 기본"이라며 "당시 김 후보와 경쟁했던(공천 신청자였던) 김종양 현 국회의원은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증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세비 절반 상납 의혹'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등 수사를 받고 있는 명씨의 공천 개입 배경, 비례대표 및 타 지역에서 4선을 했던 김 전 의원이 창원의창에 천거된 경위에 대한 해명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앞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대선)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녹취를 공개했다.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이 추가로 폭로한 45초 분량의 녹취에서 명씨는 윤 대통령과 통화 한달여 뒤인 2022년 6월15일 지인에게 "지 마누라(김 여사가) 옆에서, '오빠 명 선생 처리 안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놀래서 전화오게끔 만든 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거야?'(라고 따지니 윤 대통령이), '나는 했다'고 마누라한테 얘기하는거야. '장관 앉혀라 뭐 앉혀라' 이러고 있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면서"라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바로 끊자마자 바로 전화왔어. '선생님 윤상현에게 전화했습니다. 내일 취임식 오십시오'"라고 부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거래가 있었단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면서 "대통령 육성이 녹음되던 그 통화 때 김 여사가 옆에 있었다고 명씨가 발언한 내용도 고스란히 담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심판만이 남았다"고 탄핵 여론전을 시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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