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월드시리즈 우승 꿈 이뤘다…기적의 벌떼야구, 다저스 통산 8번째 우승, 양키스 충격 역전패 [WS 리뷰]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가 구단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냈다. 오타니 쇼헤이도 다저스 이적 첫 해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뤘다.
다저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4회까지 0-5로 뒤졌지만 5회 상대 수비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5득점 빅이닝을 펼치며 동점을 만든 다저스. 6회 다시 1점을 내줬지만 8회 개빈 럭스와 무키 베츠의 희생플라이 2개로 역전했다. 선발 잭 플래허티가 일찍 내려갔지만 마무리로 나선 워커 뷸러까지 8명의 투수들을 총동원한 벌떼 야구로 우승을 일궈냈다. 신기의 투수 운영을 선보인 로버츠 감독도 부임 9번째 시즌에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명장 반열에 올랐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양키스를 누른 다저스는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자 구단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냈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을 제외하고 풀시즌 기준으로는 36년 만이다. 역대 월드시리즈 최다 27회 우승에 빛나는 양키스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다저스의 벽에 가로막혔다.
오타니는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지만 6-6 동점이 된 8회 1사 1,3루에서 상대 포수의 타격 방해로 1루에 나갔다.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베츠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이 나왔다. 2차전 어깨 부상의 영향인지 오타니는 이번 월드시리즈 5경기 타율 1할5리(19타수 2안타) OPS .385로 부진했지만 동료들의 활약 속에 첫 우승 반지를 손에 꼈다. 일본 시절을 포함하면 2016년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이후 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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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저지, 양키스 홈런 3방 5득점 '기선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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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차전 3연패 후 4차전 승리로 기사회생한 양키스는 5차전 시작부터 분위기를 이어갔다. 1회말부터 백투백 홈런으로 기선 제압했다.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를 상대로 후안 소토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저지가 초구를 공략해 투런 홈런 터뜨렸다. 플래허티의 초구 한가운데 몰린 시속 93.7마일(150.8km) 포심 패스트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시속 108.9마일(175.3km) 비거리 403피트(122.8m), 발사각 28도로 측정된 선제 투런포.
저지의 월드시리즈 첫 홈런이 5경기, 19타석 만에 터진 순간이었다. 앞서 월드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1할3푼3리(15타수 2안타) 무홈런 1타점 2볼넷 1사구 7삼진 출루율 .278 장타율 .133 OPS .411 부진했지만 4차전 8회 적시타에 이어 이날 첫 홈런까지 치며 침묵에서 깨어났다.
저지의 투런포에 이어 재즈 치좀 주니어의 솔로포까지 백투백 홈런이 터졌다. 치좀은 플래허티의 4구째 가운데 낮게 들어온 시속 93.3마일(150.2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시속 104.7마일(168.5km), 비거리 392피트(119.5m), 발사각 37도 솔로포로 이번 포스트시즌 2호, 월드시리즈 1호 홈런이었다.
양키스의 홈런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회말 선두타자 스탠튼이 다저스 구원 라이언 브레이저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초구 바깥쪽 높은 시속 95.5마일(153.7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105.4마일(169.6km), 비거리 385피트(117.3m), 발사각 27도. 이번 포스트시즌 14경기 7호 홈런으로 양키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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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수비 붕괴, 다저스 5득점 빅이닝 '5-5 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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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까지 양키스 선발 게릿 콜에게 1볼넷 노히터로 막힌 다저스는 5회초 상대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키케 에르난데스의 중전 안타에 이어 토미 에드먼의 평범한 중견수 뜬공 타구를 저지가 놓쳤다. 윌 스미스의 유격수 땅볼 때 앤서니 볼피의 3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들어가면서 3루수 치좀이 놓쳤다. 저지에 이어 볼피까지 양키스의 연속 실책이 나왔고, 다저스가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개빈 럭스와 오타니 쇼헤이가 연속 삼진을 당해 찬스를 날리는가 싶었지만 양키스 수비가 또 다저스를 도왔다. 무키 베츠의 땅볼 타구에 양키스 1루수 앤서니 리조가 안전하게 잡았다. 배트 끝에 맞아 회전이 걸린 타구로 무턱대고 대쉬할 순 없었다. 리조는 포구 후 1루로 토스를 하려고 했지만 투수 콜이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았다. 리조가 서둘렀다면 직접 베이스를 터치할 수 있는 거리였지만 콜이 너무 안일했다. 리조의 사인도 없었는데 마운드에서 뛰다 말았다.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였다.
베츠의 내야 안타로 기록되며 다저스가 첫 득점을 냈고, 계속된 2사 만루 찬스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졌다. 프리먼은 콜의 5구째 몸쪽 깊게 들어온 시속 99.5마일(160.1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주자 2명을 홈에 불러들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콜의 4구째 바깥쪽 낮은 커터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로 장식했다. 순식간에 5-5 동점.
5회초에만 38개 공을 던지며 힘을 뺀 콜이지만 6회초에도 올라와 삼자범퇴 막았다. 이어 투구수 98개로 7회초에도 등판했고, 투아웃까지 잡은 뒤 홈팬들의 기립박수 속에 내려갔다.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5실점(무자책). 손가락 물집으로 피가 흐르는 상태로 108구 투혼을 불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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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행운의 타격 방해, 이틀 전 선발 뷸러가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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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의 역투 속에 양키스도 6회말 다시 리드를 잡았다. 다저스 구원 브루스다 그라테롤을 상대로 소토, 저지가 연이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치좀의 2루 땅볼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 스탠튼이 중견수 쪽으로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6-5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다저스의 뒷심이 더 강했다. 8회초 다저스 구원 토미 케인리 상대로 키케 에르난데스와 에드먼의 유격수 내야 안타, 스미스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양키스는 마무리 루크 위버를 투입했지만 럭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저스가 6-6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오타니가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의 타격 방해로 1루에 나가 2사 만루가 됐다. 타격감이 떨어진 오타니라 다저스 입장에선 행운의 타격 방해였다. 이어 베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저스가 7-6으로 역전했다.
양키스도 8회말 기회가 왔다. 저지의 좌측 2루타, 치좀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블레이크 트라이넨을 믿고 교체하지 않았다. 트라이넨은 스탠튼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리조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믿음에 보답했다. 이어 9회말 1점 리드 상황에서 3차전 선발투수 워커 뷸러가 마무리로 올라왔다.
지난 29일 3차전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76개 공을 던졌던 뷸러는 하루 쉬고 이날 9회말 마지막 1이닝을 책임졌다. 볼피를 3루 땅볼로 잡은 뒤 웰스와 알렉스 버두고를 연이어 너클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1점 리드를 지켰다. 정규시즌 포함 커리어 첫 세이브를 월드시리즈 우승 경기에서 따냈다.
다저스 선발 플래허티는 1⅓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앤서니 반다(⅔이닝 무실점), 라이언 브레이저(1이닝 1실점), 마이클 코펙(1이닝 무실점), 알렉스 베시아(1이닝 무실점), 그라테롤(⅔이닝 1실점), 트라이넨(2⅓이닝 무실점), 뷸러(1이닝 무실점)로 이어진 불펜투수 7명이 7⅔이닝 2실점을 합작하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트라이넨이 구원승. 타선에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3출루 활약을 펼쳤다.
양키스는 저지가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으로 부활했지만 실책 3개와 뒷심 부족으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저지로선 5회초 5실점 빅이닝 허용의 불씨가 된 수비 실책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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