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자 ‘인신매매’ 추가 의혹…“돈 떼가고, 현상금까지”
[앵커]
농번기에 일손을 돕기 위해 고용하는 외국인들을 '계절 근로자'라고 하죠.
그런데 이 계절 근로자들이 월급의 30%가량을 브로커 수수료로 떼이고 있다고 합니다.
브로커를 통한 계절 근로자 모집은 불법인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농협.
농번기를 맞아 입국한 필리핀 계절근로자 30명이 사전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A 농협 관계자/지난 5월/음성변조 : "대한민국까지 와서 농사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그런데, 교육 중 은행 계좌번호와, 62만 원을 송금하란 내용이 뜹니다.
필리핀에서 계절근로자를 모집해 온 브로커 몫의 수수룝니다.
계절근로자의 한 달 월급은 200만 원으로, 수수료 등을 떼고 나면 남는 돈은 80만 원 남짓.
과도한 수수료에, 일부 근로자들은 일터를 이탈했습니다.
[크리스/필리핀 계절근로자 : "이탈하는 게 불법인 건 알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SNS에는 현상금 500만 원을 건 '사적 수배령'이 내려졌고, 필리핀 현지 가족들까지 협박을 받게 됐습니다.
[존/필리핀 계절근로자 : "급여가 너무 많이 깎여서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기 충분치 않았습니다."]
법무부 지침에 따라, 사설 업체를 통한 근로자 모집은 '중대 위반 사항'.
그러나 자치단체와 농협은 계절근로자 모집 수단이 마땅찮단 이유로 지침을 공공연히 어기고 있습니다.
[농가 관계자/음성변조 : "계절 근로자들은 브로커 안 끼면 농협에서 못 데리고 와요."]
지난 6월 계절근로자 4명이 처음으로, '노동력 착취'에 의한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정부의 관리 감독은 턱없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최정규/변호사/법무법인 원곡 : "법무부는 아무런 준비 없이 이 (근로자) 송출 과정을 그냥 지자체에 맡겼습니다. 그 결과 브로커 비용과 인신매매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근로자들은 한국인 브로커 업체 대표를 인신매매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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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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