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울타리 없는 빙판길서 운전자 저수지 추락…법원 "지자체도 책임"

최성국 기자 2024. 10. 3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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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울타리가 없고 제설이 되지 않은 도로에서 사고를 피하려다 미끄러져 저수지에 추락해 숨진 운전자에 대해 도로 관리주체인 지자체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영암군은 "지속적인 폭설로 모든 도로의 눈을 제설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과속할 우려가 있는 도로가 아니어서 방호울타리 설치가 불필요했다. 원고의 운전미숙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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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원고 손해배상 소송 기각…2심 "손해 15% 책임 있어"
광주지방법원별관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방호울타리가 없고 제설이 되지 않은 도로에서 사고를 피하려다 미끄러져 저수지에 추락해 숨진 운전자에 대해 도로 관리주체인 지자체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이창한)는 사망한 운전자 A 씨의 유족 3명이 전남 영암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영암군이 원고들에 6000여 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심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영암군의 도로 관리 소홀을 일부 인정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12월 22일쯤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왕복 4차선 도로를 운전하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영암에는 2.6㎝의 눈이 쌓이고 대설특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기온은 영하 4도였다.

A 씨는 도로에서 앞선 차량이 정지하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며 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A 씨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돌렸으나 차량은 인도를 가로질러 저수지로 추락했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원고들은 영암군이 제설작업을 소홀히 하고 안내표지판과 방호 울타리 등을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벌어졌다며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

영암군은 "지속적인 폭설로 모든 도로의 눈을 제설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과속할 우려가 있는 도로가 아니어서 방호울타리 설치가 불필요했다. 원고의 운전미숙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2심 법원은 제설과 관련해서는 도로 주체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방호울타리가 미설치돼 있던 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모든 도로의 눈이나 빙판을 일시에 완벽하게 제거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방호울타리 미설치로 인한 설치·관리상 하자는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고 도로 옆에 비탈면과 저수지 등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차량의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과실이나 조작 미숙만으로는 운전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로의 상황,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은 손해액의 15%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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