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말라"...회장님 한 마디가 27년 수소 역사로 [FN 모빌리티]

권준호 2024. 10. 3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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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공개
외신들 관심 집중, 질의응답도 활발
장재훈 사장 "수소 생태계 솔루션 제공"
정몽구 명예회장도 영상서 깜짝 등장
10월 31일 경기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현대자동차 관계자들 뒤로 보이는 정몽구 명예회장(왼쪽)의 모습. 사진=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10월 31일 경기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현대자동차의 새 승용 수소전기차(FCEV) 콘셉트카 '이니시움'이 공개되자 여기 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00여명의 외신 기자들은 차의 모습을 놓칠세라 연간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예쁘다, 환상적이다"는 호평도 쏟아져 나왔다. 이후 진행된 현장 질의응답은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겨 마무리됐다. 현장에서 만난 외신 관계자는 "현대차의 수소를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고 했다.

현대차가 새 승용 수소전기차를 공개하며, 앞으로도 수소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소개 영상에 깜짝 등장해 수소를 향한 관심이 일시적이지 않았다는 진심을 전했다. 특히 자체 개발을 중심으로 필요 시 일본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어떤 기업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수소는 전동화 전략 한 축, 이름은 넥쏘 넣을 것"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열린 ‘클리어리 커미티드: 올곧은 신념’ 행사에서 "현대차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동화 전략 두 가지 축은 전기차와 수소 부분"이라며 "수소차로 시작했지만 생태계 전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분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또 다른 이정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라며 "현대차가 수소를 연구한지 어느새 27년이 흘렀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수소 연구 역사는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이 해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에는 미국 연료전지 전문 업체 UTC 파워와 6개월 동안의 공동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고 2004년에는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전기차 개발에 성공했다. 2005년에는 환경기술연구소를 설립, 수소전기차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개발을 지속한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ix 퓨얼 셀’ 수소전기차를 선보였다. 5년 뒤인 2018년에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했다.

이날 발표한 이니시움은 사실상 넥쏘의 후속 모델이다. 이니시움은 현대차의 상품과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로 미래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지향하는 디자인이 포함됐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다.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장 사장은 "콘셉트카의 이름은 넥쏘를 포함할 것"이라며 "어차피 (수소차는) 이어져야 하는데, 그 관점에서 우리가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명예회장, 영상 속 깜짝 등장 "돈 걱정 하지 마라"
이니시움의 양산 계획은 내년 중순 정도다. 정확한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장 사장은 "가격은 아직 계속 보고 있어서 (발표하기)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이 차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게 제일 중요하다. 단순히 수익보다도 꼭 해야 하는 미션이라는 생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니시움의 국산화율은 90% 이상이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수소 스택의 재사용·활용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 소개 영상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나와 시선을 끌기도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그는 수소차 개발 당시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수소)차는 다 만들어라. 100대가 다 다른 차가 돼도 좋다"고 했다. 장 사장도 "어려웠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소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명예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향후 수소 산업을 이끌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장 사장은 "일본 도요타, 미국 GM 등 협업이 가능하다면 해야 한다"며 "단순하게 일부분을 보여주기 보다 현대차그룹 안에서, 또 밖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구체화하고 구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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