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치 안됐다"더니 하루 만에 '쾅'…北, ICBM 신속발사 능력 확보?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하루 만에 발사대에 설치해 쏘아 올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주장해 온 '임의의 시각에 신속 발사'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북한 ICBM의 사거리와 탄두 중량 등 기술력도 더욱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31일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합참이 '신형 고체연료 추진 장거리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는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이상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우리 군의 기존 예상보다 신속하게 이뤄졌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본부는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 준비가 끝나 특정 지역에 배치됐으나 ICBM 등이 거치대에 장착된 상태는 아니라고 보고했다. 정보본부는 북한의 ICBM 발사 시점이 11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정보본부의 보고는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가 언론에 브리핑할 정도로 확실한 정보였으나, 북한은 이 보고가 이뤄지는 시간에 이미 발사 준비를 진행 중이었던 셈이다. 북한이 언론 보도를 접하고 의도적으로 허를 찌르기 위해 발사 시점을 앞당겼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북한의 신속한 발사는 고체연료 사용으로 인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북한이 ICBM '화성-18형'에도 적용한 고체연료는 마치 건전지처럼 탄도미사일에 빠르게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용량의 연료를 운반 및 주입해야 하는 액체연료 미사일과 달리 연료 장착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
또 액체연료는 발사체에 주입 후 장기간 보관할 경우 부품을 녹슬게 하는 데 비해 고체연료는 발사체에 장착된 상태로 상당기간 보관하다 필요시 즉각적인 발사가 가능하다. ICBM에 고체연료를 장착한 상태로 TEL을 이용해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은폐성도 높일 수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준비는 항상 돼 있고, 고체연로 추진 방식의 경우 보다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미 정보당국이 예의 주시해 왔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일은 적에게 발사 동향을 조기 포착당할 경우 선제공격을 받아 공격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도 미사일의 신속성과 은폐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23일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하며 "모든 기지들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임의의 시각에 신속히 적수들에게 전략적 반타격을 가할 수 있게 대응태세를 유지하라"라고 명령했다. 그는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당시 연설에서도 "공화국의 핵 역량과 국가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해 임의의 시각에 옳게 사용할 수 있는 태세'가 더 철저하게 완비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의 성능이 기존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북한의 발사에 대해 "무기 개발을 위해 더 멀리, 더 높이 쏘기 위한 시험을 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날 ICBM은 약 86분을 비행하며 최장 비행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7월 12일 '화성-18형'을 발사했을 때 기록된 74분을 넘어서는 것이다. 추정 정점 고도도 7000㎞를 넘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일본 정부는 추정했다. 이는 미사일을 고각(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것)이 아닌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할 경우 1만 5000㎞를 날아 미국 본토에 더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12축 바퀴(좌·우 12개씩 24개의 바퀴)의 신형 TEL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12축 TEL은 북한이 지난달 9일 공개한 체계로, 이전에 북한이 공개한 TEL 중 가장 바퀴 수가 많았던 것은 '화성-17형' ICBM을 싣는 11축이었다.
TEL의 바퀴 수가 늘어난 건 그만큼 미사일의 길이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더 긴 사거리를 확보했거나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높인 신형 ICBM 개발에 성공했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위한 북한 ICBM 정각 발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ICBM 재진입 기술은 거의 완성에 가깝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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