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트코인 ETF 영향…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이용자 모두 증가

박현영 기자 2024. 10. 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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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 2024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발표
이용자보호법 시행에 까다로워진 심사 기준…가상자산 종목 수는 오히려 감소
ⓒ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올해 상반기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상자산 거래 규모, 시가총액, 거래소 내 원화 예치금, 이용자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 ETF 영향 컸다…상반기 가상자산 거래대금·이용자 수 모두 증가

31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평균 거래 규모는 6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3조6000억원 대비 67% 늘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의 시가총액도 올해 6월 말 기준 5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43조6000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거래대금이 늘어난 만큼,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거래소 내 원화 예치금도 증가했다. 원화예치금은 올해 6월 기준 5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4조9000억원) 대비 3% 늘었다. 거래 가능 이용자도 6월 기준 778만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말 645만명에서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거래소 총 영업이익은 상반기 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2870억원 대비 106% 증가한 규모다.

이용자보호법 시행에 까다로워진 심사 기준…종목 수는 오히려 감소

눈에 띄는 부분은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이 증가했음에도 거래 가능 종목 수는 감소했다는 점이다.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상장 유지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진 데다, 영업을 종료하는 코인마켓(코인과 코인 간 거래만 지원) 사업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체 가상자산 종목 수는 지난해 말 1333개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07개로 126개(9.5%) 줄었다. 중목 상장 건수를 제외하면 기존 600종에서 554종으로 46종(7.7%) 감소했다.

FIU는 "영업 종료 코인마켓 사업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전체 가상자산 종목 수가 감소했다"며 "원화마켓 사업자의 신규 상장 건수는 2023년 하반기와 동일하고, 상장 폐지 건수가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종목 수 감소 폭이 컸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이란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된 가상자산으로, 해당 거래소가 폐업하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그간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이 같은 위험성이 부각돼 온데다, 단독상장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았던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대거 폐업하면서 종목 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종목 수는 지난해 말 332개에서 올 상반기 말 285개로 47개(14%)나 줄었다.

코인마켓 거래소 줄폐업…원화마켓과의 격차 더 확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와 코인마켓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줄폐업한 영향도 컸다.

우선 가상자산 거래소 임직원 수의 경우, 원화마켓은 6% 증가했으나 코인마켓은 51% 감소했다.

단, 이용자보호법을 준수하려는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자금세탁방지(AML) 담당자를 추가 채용하면서 AML 업무를 담당하는 평균 임직원 수는 코인마켓 거래소만 늘었다. 원화마켓은 평균 21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3명 줄었으며 코인마켓은 4.2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0.4명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에서도 격차가 컸다. 원화마켓은 6조원으로 지난해 말(3억6000억원) 대비 68% 증가했지만 코인마켓은 8억원으로, 지난해 말(41억원) 대비 80%나 감소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도 원화마켓 거래소들이 '싹슬이'했다. 원화마켓은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말 대비 90% 늘었지만, 코인마켓은 영업손실 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록한 영업손실 280억원에 비해선 손실 규모가 줄었으나, 이는 폐업 거래소가 늘어난 영향이다.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가상자산사업자는 9개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16개 중 올해 상반기에 영업 종료를 선언한 곳만 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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