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타다 응급실행' 10명 중 8명이 헬멧 미착용자
코로나 이후 손상환자 다시 증가세…"무엇보다 예방 중요"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다 다쳐 응급실에 실려 간 손상 환자 중 헬멧 미착용자가 착용자보다 6.7배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10명 중 4명이 15~24세로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경우도 많아 보건당국은 서둘러 안전수칙을 개발해 내년부터 홍보를 시작할 계획이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 참여병원을 통해 개인형 이동장치 및 직업손상을 주제로 간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해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는 1258명으로 이들 중 헬멧 미착용자(75%)가 착용자(11.2%)보다 6.7배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개인형 이동장치는 전동킥보드가 86.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5~24세가 40.4%로 가장 많았고, 25~34세가 25.6%, 35~44세가 14.5%로 뒤를 이었다.
또 이들 중 10명 중 2명인 18.3%는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질병청 관계자는 "손상은 헬멧 등 안전 보호구 착용만으로도 큰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어 이와 관련한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형 이동장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수칙을 개발하고 있고, 내년에 국가손상정보포털 및 SNS 등을 통해 전국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손상으로 인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수는 지난해 20만3285명으로 전년(19만3384명)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 환자는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 27만7372명에서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0만 명대로 추락한 이후 2021년 19만 명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손상에 의한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54.4명으로 전체 사망원인의 7.9%(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했다. 특히 0세~44세까지는 손상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손상으로 인한 입원, 응급실 내원 원인 중 추락·낙상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입원의 경우 추락·낙상으로 인한 손상이 49.7%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운수사고(22.1%), 부딪힘(11.1%)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내원은 추락·낙상(37.8%), 부딪힘(19.4%), 운수사고(13.1%) 순이었다.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75세 이상의 경우 추락·낙상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71.3%로 대부분이었으며, 0~14세도 추락·낙상이 43.5%를 차지했다.
119 구급대에 의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중증외상 환자 중 추락·낙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40.5%로, 이 중 61.3%가 사망하고 생존환자 중 72.8%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75세 이상 고령환자의 경우 중증외상 발생(38.6%)은 낮았지만 70.1%가 사망하고 85.8%에서 장애가 발생하는 등 후유증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손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 중 비의도적인 손상은 91.1%, 자해·자살은 4.9%, 폭력·타살은 3.6%로 나타났다.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2.4%에서 지난해 4.9%로 8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고의적 자해(자살)에 의한 사망도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당 26.5명에서 27.3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15~24세의 중독 손상환자 중 88.7%가 자해·자살 목적이었는데, 이 중 여성의 비율이 79.5%로 남성(20.5%)보다 약 3.9배 더 높게 나타났다.
직업손상으로 인한 손상환자는 총 907명으로, 55~64세가 30.7%로 가장 많았으며 주로 제조업(33.4%)과 건설업(29.2%) 분야에서 많이 발생했다.
직업손상 환자의 13.2%는 최근 1년간 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17.6%는 손상 당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손상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만큼 생애주기별·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효과적인 손상예방관리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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