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독일·리투아니아 방문해 'K-금융 EU 수출 지원'
리투아니아 중앙은행(BOL)과 금융혁신 MOU 체결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K-금융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오는 1일까지 유럽연합(EU)의 독일과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다고 31일 금융위가 밝혔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5월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23.5월), 같은해 9월과 올해 2월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홍콩 이상 지난해 9월, 싱가포르∙태국 올해 2월), 지난 7월 영국 방문에 이은 것이다.
특히 이번 행보는 지난해 5월 개최된 한·독 정상회담과 같은해 7월 한·리투아니아 정상회담 이후 금융 분야에서도 협력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이뤄졌다.
독일의 경우 1883년 수교 이후 140주년을 맞이한 지난해 정상회담을 개최해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관련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은 유럽중앙은행(ECB·European Central Bank)을 방문해 금융위·금감원-ECB 은행감독 양해각서(MOU)안을 최종 조율해 연내 체결에 합의하고, 금융위-ECB 첫 고위급 면담 개최를 통해 정상회담 후속조치로서 기후변화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지난 29일 오전 ECB가 위치한 유로타워에서 패트릭 몬태그너 ECB 감독위원회 이사를 만나 금융위·금감원-ECB 은행감독 MOU안을 최종 조율하고 최근 양 지역의 금융시장 동향 및 금융정책 현안 등을 논의했다.
ECB는 EU 금융감독기구 중 하나로, 유로화 통화정책을 수립하고 EU 회원국 내 대형 은행들에 대한 건전성 감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은 ECB가 조속한 시일 내 EU 회원국 회람 및 이사회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연내 MOU 체결을 완료하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합의된 MOU(안)에는 상대방 당국 요청시 자국 소재 금융회사의 인가 신청, 임원 선임, 금융당국 제재 및 회생정리계획(RRP) 등 은행감독 관련 정보교환 및 협력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한국과 EU 은행감독당국의 위기대응능력 제고 및 금융회사 회생을 위한 자체정상화계획 관련 제도의 고도화 등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김 부위원장과 몬태그너 이사는 MOU 논의를 마무리한 뒤 최근 국제사회 주요 관심사인 지속가능금융 및 금융권 인공지능(AI) 도입과 관련된 양 지역의 금융정책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독일을 비롯한 EU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 논의를 선도하고 있으며, ECB의 경우 은행권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지난 2021년 10월 확정하고 2022년 1월부터 실시하는 등 우수한 지속가능금융 정책을 수립·이행해오고 있다.
한국도 올해 3월부터 금감원·한국은행 공동으로 '금융권 공동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국내 탄소중립 정책·기후변화 전망 등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금융회사의 저탄소 전환 계획 수립 및 이행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2024년3월), ESG 공시기준 초안 발표(2024년4월) 등을 통해 오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및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대응한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어 양측은 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금융의 융복합 등에 따른 기회 및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금융권 AI 도입은 금융회사 경쟁력 제고 및 소비자 편의성 확대 등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금융시장 불안정성이나 금융소비자 권익 훼손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양측은 이러한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금융규율체계 마련·이행을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와 관련된 향후 국제사회 논의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독일 방문 기간 은행·보험·여전·금투 등 다양한 업권으로 구성된 독일 진출 한국 금융회사 현지점포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독일 금융산업 동향, 회사별 영업현황 및 현안, 금융당국에의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K-금융의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1970년대부터 독일시장 개척을 위해 타지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금융회사들의 강한 도전 정신을 격려했다. 이어 "독일 금융감독청(BaFin)과 체결한 금융감독 MOU로 강화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긴밀히 소통해 국내 금융회사의 영업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독일 방문에 이어 30일 리투아니아를 찾았다.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우리 정상으로서는 처음 방문한 국가로, 올해 8월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긴타레 스카이스테 리투아니아 재무부 장관을 '코리아 핀테크위크 2024'에 축사자로 초청하고 면담을 갖는 등 금융교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우수한 핀테크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 리투아니아를 직접 방문하게 됐다.
김 부위원장은 우선 30일 오전 리투아니아 중앙은행(BOL·Bank of Lithuania)에서 시모나스 크렙스타 이사와 만나 금융혁신 MOU 체결식을 진행한 데 이어 한·리투아니아 핀테크 라운드테이블을 공동 개최했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수립과 더불어 은행·보험·여전·자본 및 핀테크 등 전(全) 금융업권 규제·감독 및 인허가 권한을 보유한 단일 금융당국이다. 크렙스타 이사는 금융감독, 금융자산운용 및 영업, 디지털 혁신 센터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ECB 감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과 크렙스타 BOL 이사는 핀테크 등 금융혁신 분야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혁신 MOU를 체결하고 양국 핀테크 산업의 상호 진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리투아니아는 신속한 인허가 절차 등 강점이 있는 EU 내 핀테크 허브로 한국 핀테크 기업들이 리투아니아에서 인허가를 받은 후 다른 EU 회원국에 손쉽게 지점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EU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중요한 협력국"이라고 말했다.
이에 크렙스타 이사는 "리투아니아 소재 핀테크 기업들 역시 한국을 발판으로 삼아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양국의 핀테크, 금융권 AI 활성화 등 금융혁신 관련 정책을 공유하고 핀테크 관련 기업들의 상호진출 활성화를 통해 양국 핀테크 산업의 고도화된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MOU 체결식에 이어 금융위와 BOL은 리투아니아를 거점으로 해 EU 핀테크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BC카드, 모인 등 한국 금융 및 핀테크 회사와 핀테크지원센터를 초청, 핀테크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공동 개최했다.
리투아니아 측은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이 직접 리투아니아를 찾아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향후 이들이 EU에서 효율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위원장은 "핀테크 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선 핀테크 기업 뿐 아니라 은행·여전 등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의 창조적 파괴 역할도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 핀테크 산업을 비롯한 K-금융이 아시아를 넘어 EU 시장까지 외연을 넓혀 전세계를 무대로 삼아 활동할 수 있도록 당국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같은날 오후 리투아니아 재무부 청사에서 민도우가스 루트빈스카스 차관을 만나 면담을 가졌다. 루트빈스카스 차관은 지난 8월 스카이스테 장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를 참관하고 김병환 위원장과의 면담에 참석한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작년 양국 정상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금년 들어 핀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협력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음을 환영했다.
이에 대해 루트빈스카스 차관은 재무부가 금융을 포함해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는 만큼 핀테크·AI 등 금융산업의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햇다.
양측은 금융협력 강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차 확인하며 향후 금융산업 상호진출을 위한 정책적 지원 강화에 뜻을 모았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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