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키맨' 신동국 회장 "화합 힘드니 전문경영인 세워야"

구단비 기자 2024. 10.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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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들도 한양정밀에서 18년 근무했고 사장으로 있지만 위에 전문경영인을 선임해뒀어요. 실제로 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하고 있고 훨씬 더 잘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화합은 상당히 힘들 것 같아요. (갈등의) 골이 깊으니 전문경영인 체제를 하자고 말하는 거예요."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소액주주를 만난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정상화를 위해선 전문경영인과 대주주의 공동의사결정체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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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 30일 저녁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소액주주연대 간담회에서 소액주주와 만나 대화했다./사진제공=한미약품그룹 3자연합

"친아들도 한양정밀에서 18년 근무했고 사장으로 있지만 위에 전문경영인을 선임해뒀어요. 실제로 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하고 있고 훨씬 더 잘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화합은 상당히 힘들 것 같아요. (갈등의) 골이 깊으니 전문경영인 체제를 하자고 말하는 거예요."

한미약품그룹의 오너분쟁 속 '키맨'으로 꼽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 30일 저녁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소액주주연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소액주주를 만난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정상화를 위해선 전문경영인과 대주주의 공동의사결정체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내가 지금 (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너 분쟁은) 내가 관여하기 전부터 문제"라며 "단시간에 해결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형제를 지지했던 것은 한미가 외부세력에게 매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언론에서 내가 형제 편에 있다 얘기하는데 그게 아니라 타 회사와의 합병은 잘못됐다 생각해서 개입했다"며 "다 넘어갈 뻔한 것을 정상으로 돌려놨고, 이후 형제에게 가족과 화합해서 경영하라고 했으나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모녀에 비해 지분 확보가 많지 않았던 형제는 신 회장의 지지를 통해 승기를 잡았다. 이후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각각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이사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도움에 대한 감사를 받은 적 없다는 섭섭함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임종훈) 대표가 되고 나서도 스스로 나에게 전화해준 적이 없다. 그런 게 있었으면 (형제와 내가) 순조롭게 갔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내가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 30일 저녁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소액주주연대 간담회에서 소액주주와 만나 대화했다./사진제공=한미약품그룹 3자연합

형제 측이 주장하는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도 "설명을 들어보니 구조가 외국 회사로 또 넘어가는 구조"라며 "심지어 내 주식을 형제 주식과 섞어서 매각하는 것으로 만들었더라"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상속세 해소가 시급한 형제가 신 회장의 지분을 활용하려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신 회장이 갖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오너일가와 달리 담보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다. 신 회장은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이 48.13%까지 만들어둬서 어디선가 한미를 가져가는 일은 불가능하게 만들어놨다"며 "5년 동안 계약이 돼 있어 서로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3자연합 측은 내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국 회장,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시도한다. 신 회장이 이사로 선임될 경우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10명의 구성이 양측 5:5로 동등해지는데, 이를 통해서 형제 측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막겠다는 의지다.

3자연합이 강조한 전문경영인은 내년 정기 주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름을 밝히긴 어렵지만 접촉하는 분이 있다"며 "제약업에 종사하고 리더십이 있고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제를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신 회장은 "(초반에) 한미 미래전략기획팀을 만들어서 같이 논의하고 전문경영인을 뽑아 마음 놓고 일하게 해주자는 제안도 했다"며 "만약 (형제가) 일을 하고 싶다면 계열사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형제가 나에게 와서 '저 이런 게 불만입니다'라고 대화했으면 한다. 비방하면 갈등만 생긴다. 개인적으로 형제를 미워할 일도 없다"며 "나는 한미가 잘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지 권력을 휘두르고 싶지 않다.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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