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팔려고 중소기업 대표 자녀에 수천만원 수수료 준 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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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정기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CEO 자녀 등 보험 모집 자격이 없는 179명에게 72억원 수수료를 지급한 GA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4개 GA가 550건 경영인정기보험을 모집하면서 설계사 자격이 없는 179명(1개 사 평균 45명)에게 수수료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GA는 59건 경영인정기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노무, 세무, 특허 등 6억원 상당의 용역비용을 대신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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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 효과 없는 개인사업자에게 계약 체결 유도하기도… "상품구조 개선할 것"
#모 보험대리점(GA)은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에게 '자녀를 보험 설계사로 등록한 후 자녀를 통해 경영인정기보험에 가입하면 거액의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며 보험 계약을 유도했다. 해당 GA는 이런 방식으로 설계사 자격이 없는 CEO 자녀에게 모집 수수료 4500만원을 지급했다.
경영인정기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CEO 자녀 등 보험 모집 자격이 없는 179명에게 72억원 수수료를 지급한 GA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계약 체결을 위해 중소기업에 금전을 제공한 GA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이같은 내용의 '경영인정기보험 판매 GA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영인정기보험은 중소기업이 경영진 사망에 대비하기 위해 CEO 등을 피보험자로 해 가입하는 보장성 상품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영인정기보험을 취급한 4개 GA에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4개 GA가 550건 경영인정기보험을 모집하면서 설계사 자격이 없는 179명(1개 사 평균 45명)에게 수수료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급된 수수료는 72억원으로 1인당 4000만원에 달한다. 피보험자인 CEO의 자녀에게 GA가 모집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금전 혜택을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이들 4개 GA는 금감원으로부터 과태료나 업무정지, 기관주의·경고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등 임직원에는 문책경고가 주어질 예정이다.
수수료 부당 지급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던 A사는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직접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GA는 59건 경영인정기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노무, 세무, 특허 등 6억원 상당의 용역비용을 대신 지급했다. A사는 향후 등록 취소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임직원 제재로는 대표이사 해임 권고가 예상된다.
최근 경영인정기보험 관련한 불건전·과당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비자 피해도 지속해서 발생한다. 절세 효과가 없는 개인이나 개인사업자에게 경영인정기보험을 판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법인이 경영인정기보험에 가입한 후 보험료를 비용으로 처리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나 개인사업자에겐 비용 인정이 되지 않아 절세 효과가 없음에도 보험 설계사에 현혹돼 고액의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많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6개 생명보험사에서 개인에게 판매한 경영인정기보험은 전체 계약 건수의 44.4%인 약 1만6000건이다.
경영인정기보험이 횡령·배임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인 자금으로 10년간 10억원 보험료를 냈다가 일정 시점 이후 계약을 해지하고 10억원의 해약환급금을 CEO 퇴직금으로 지급한 사례도 있다. 실제로 보험 설계사가 경영인정기보험 판매 과정에서 이런 방식을 제안하면서 계약 체결을 유도하기도 한다.
판매 경쟁이 심해지자 생보사들은 무·저해지형 상품에 특정 시점 기준으로 유지 보너스를 제공하거나 해약환급률을 높이는 등 보장성 보험임에도 저축 성격을 강화해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 설계사의 판매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높은 시책을 책정하기도 한다.
금감원은 수수료 부당 지급·특별이익 제공 등 위법행위에는 법상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강조한다. 개인 판매 비중이 높거나 차익 거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생보사?GA를 연계해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보험개혁회의 논의를 통해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정과 상품 구조의 적정성을 개선하겠다"며 "불완전판매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개인 대상 판매 제한이나 설명자료 개선 등 내부통제 강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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