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양산·판매중… “주요 고객사 테스트 진전”

김성훈 기자 2024. 10. 3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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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초기엔 HBM 공급지연됐지만
매출 증가폭 70% ‘반등 시동’
메모리 선방·파운드리 고전
반도체 영업익 확정치 3.9조
전체 매출은 79조 ‘분기 최대’
연매출 사상최대 달성할 전망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4조 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양산·판매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모리 사업의 경우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적자 폭 확대 등을 고려하면, 시장 전망보다 선방한 최대 7조 원에 육박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분기 매출은 분기 최대를 기록, 300조 원대의 연간 최대 매출 경신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31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조1834억 원, 매출 79조987억 원의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37%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와 비교하면 10%가량 하회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7.35% 증가했으며, 종전 분기 최대 매출(77조7800억 원·2022년 1분기) 기록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순이익은 72.84% 늘어난 10조1009억 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영업익 3조8600억 원·매출 29조2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잠정 실적 발표 이후 눈높이를 낮춰 DS 부문 영업익을 4조2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PC와 모바일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재고 조정에 더해 중국산 범용 D램 물량 확대로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HBM 공급까지 지연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DS 부문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HBM3E(5세대) 제품 대량 공급 여부가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전 분기 대비 HBM 매출 증가 폭은 70%를 상회했고, HBM3E도 양산·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퀄테스트(품질 검증)도 유의미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엔비디아 납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메모리 사업의 경우 준수한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구체적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DS 부문의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이 전사 영업이익과 약 10조4000억 원 수준의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 차이보다 더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조2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일회성 비용을 포함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가 1조 원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메모리사업부의 이익은 최대 7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메모리 매출은 22조2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AI와 서버용 수요에 대응해 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시스템LSI의 경우 재고 최소화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도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5나노(㎚·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노드 중심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프로세스 디자인 키트(PDK)를 고객사에 배포해 제품 설계가 진행 중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갤럭시 S24 등 판매 호조에 따라 매출 44조9900억 원·영업이익 3조37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은 신제품 출시로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특히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이 확대돼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이익률을 확보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김성훈·박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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