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히틀러·사이코·쓰레기… 미국 대선, ‘막말’ 막판 변수

민병기 기자 2024. 10. 3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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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대선이 선거 막판 막말에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발언으로 이어지며 양측이 공격과 방어를 교대로 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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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언’에 흔들리는 표심
트럼프측 ‘라틴계 비하’로 역풍
바이든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민주·공화 모두 ‘거친 입’우려
‘터미네이터 주지사’슈워제네거
“공화당원이지만 해리스에 투표”
나를 따르라 30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 마련된 유세 무대에 연설을 위해 오르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왼쪽 사진) 30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오스틴 스트로벨 국제공항에서 쓰레기 수거 트럭에 앉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대선이 선거 막판 막말에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발언으로 이어지며 양측이 공격과 방어를 교대로 하는 모양새다. 접전 양상이 계속되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정치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미국 정치에서 이 같은 후보들의 막말이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를 더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쓰레기(garbage)’ 발언은 양측에서 교대로 나왔다. 먼저 지난 24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미국)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Garbage can) 같다”고 말했다. 이어 27일 뉴욕에서 열린 유세에서 찬조연설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한 뒤 미국 내 600만 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은 물론 라틴계 유권자들이 발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역풍을 맞았다. 그러나 곧바로 공수가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발언한 때문이다. 바이든의 언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절반가량의 미국인을 ‘쓰레기’라고 지칭한 셈이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 쓰레기라 불렀고, 그것은 (그들의) 진심”이라고 비판했다.

쓰레기 외에도 눈살 찌푸려지는 막말은 계속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사이코’라고 부르거나 ‘되살아난 시신처럼 보인다’고 부르는가 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유세에 나서자 그를 향해서는 ‘얼간이’라고 불렀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저지능’ ‘급진좌파 미치광이’(radical left lunatic)라고 비난했다. 선거 막판이 되자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를 ‘파시스트’라고 칭하거나 ‘히틀러’에 빗대기도 했다. 이 같은 막말과 실언에 각 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공세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 ‘막말 비판, 인신공격이 아닌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비판 섞인 조언이 나왔고, 해리스 부통령의 거친 입에 대해서도 민주당 내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한편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나는 공화당원이기 전에 항상 미국인일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내가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하려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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