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히틀러·사이코·쓰레기… 미국 대선, ‘막말’ 막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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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대선이 선거 막판 막말에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발언으로 이어지며 양측이 공격과 방어를 교대로 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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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측 ‘라틴계 비하’로 역풍
바이든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민주·공화 모두 ‘거친 입’우려
‘터미네이터 주지사’슈워제네거
“공화당원이지만 해리스에 투표”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대선이 선거 막판 막말에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발언으로 이어지며 양측이 공격과 방어를 교대로 하는 모양새다. 접전 양상이 계속되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정치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미국 정치에서 이 같은 후보들의 막말이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를 더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쓰레기(garbage)’ 발언은 양측에서 교대로 나왔다. 먼저 지난 24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미국)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Garbage can) 같다”고 말했다. 이어 27일 뉴욕에서 열린 유세에서 찬조연설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한 뒤 미국 내 600만 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은 물론 라틴계 유권자들이 발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역풍을 맞았다. 그러나 곧바로 공수가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발언한 때문이다. 바이든의 언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절반가량의 미국인을 ‘쓰레기’라고 지칭한 셈이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 쓰레기라 불렀고, 그것은 (그들의) 진심”이라고 비판했다.
쓰레기 외에도 눈살 찌푸려지는 막말은 계속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사이코’라고 부르거나 ‘되살아난 시신처럼 보인다’고 부르는가 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유세에 나서자 그를 향해서는 ‘얼간이’라고 불렀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저지능’ ‘급진좌파 미치광이’(radical left lunatic)라고 비난했다. 선거 막판이 되자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를 ‘파시스트’라고 칭하거나 ‘히틀러’에 빗대기도 했다. 이 같은 막말과 실언에 각 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공세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 ‘막말 비판, 인신공격이 아닌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비판 섞인 조언이 나왔고, 해리스 부통령의 거친 입에 대해서도 민주당 내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한편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나는 공화당원이기 전에 항상 미국인일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내가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하려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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