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플로리다 사저 · 해리스, 모교 흑인大서 개표 생방송 지켜볼 듯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일(11월 5일)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모교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자신의 사저에서 개표 방송을 시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30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당일 밤 자신의 모교인 하워드대에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개표 방송 시청을 위한 장소로 하워드대를 고른 것은 이번 대선의 의미와 구도를 재차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워드대는 인종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시행 이전에 흑인을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인 ‘전통적 흑인대학’(HBCU)이다. 여성이자 아시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될 경우 첫 여성 대통령, 첫 여성 흑인 대통령, 첫 아시아계 대통령 등의 기록을 갖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대학인 하워드대가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관저인 워싱턴DC 미국 해군 천문대나 연방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사저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하워드대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는 것으로 ‘해리스 대 트럼프’의 대선 구도를 극명하게 보여주려는 취지다.

반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선거 당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개표 방송 시청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USA투데이 등은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는 자신의 뉴욕 거주지인 트럼프 타워에 있었으며 현직이던 2020년 대선 때는 워싱턴DC에 있었다.

미 대선은 정상적으로 개표가 이뤄져도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패색이 짙은 후보가 패배 선언을 함으로써 사실상 승자가 결정된다. 하지만 초박빙 접전 대결로 진행되는 이번 대선의 경우 실제 패배 선언이나 당선자 확정까지 최소 며칠은 지나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