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의 일장춘몽[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속 ‘트리플스타’ 그는 분명 실력 있는 요리사였다. 거기에 스타가 될만한 외모도 갖췄다. 방송 내내 많은 팬들이 쌓였고, 그렇게 그와 그의 레스토랑은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전처 A씨의 사생활 폭로가 있기 전까지 말이다.
요리사 강승원(트리트 오너셰프)은 미슐랭 1스타, 2스타, 3스타 레스토랑을 모두 거쳤다는 이유로 ‘트리플스타’라는 닉네임을 들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 경연에 참여했다. 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심사위원 안성재의 제자라는 이력만으로도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다. 강승원은 팀전에서 어린나이에도 차분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요리 고수들인 백수저를 상대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준결승 두부지옥 미션에선 “사실상 트리플스타와 에드워드 리의 대결이 결승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출중한 요리 실력을 선보이며 모두의 인정을 받았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칼질, 큰 키에 깨끗한 피부, 뿔테 안경이 잘 어울리는 지적인 외모와 적당한 울림이 있는 목소리까지, 그는 스타가 될 준비를 완벽히 마친 듯했다.
30일 강승원의 전처 A씨가 그의 삐뚤어진 여성편력과 취업 청탁 등을 온라인 매체 디스패치를 통해 폭로했다.
매체에 따르면 강승원은 지난 2022년 유명 호텔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채 결혼 3개월 만에 헤어졌다. 그의 전 처는 강승원이 미국 르 꼬르동 블루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인 2014년 만난 사업가로 수 년간 거처를 제공하고 가사일을 도맡는 등 강씨의 뒷바라지를 했다. 그러나 강씨의 여성 문제로 두 사람의 연애는 순탄치 않았고, 다툼과 화해를 반복한 끝에 결혼에 이르렀지만 끝내 파경을 맞았다는 것.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강씨는 학교 졸업 후 A씨의 재력과 인맥으로 미국의 유명 레스토랑에 취업했다. A씨가 취업 로비를 위해 명품백 2개를 구매했고, 이 사실을 강씨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강씨가 A씨에게 쓴 반성문에서 ‘야한 옷을 입고 온 손님을 CCTV로 몰래 훔쳐 본 것을 반성한다’거나 ‘내 욕심 때문에 다른 남성과 잠자리를 갖게 요구했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어 충격을 안겼다. A씨는 지난해 강씨가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 “칼로 찔러 죽여버리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공갈협박혐의로 고소를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여기에 또 다른 여성 B씨도 등장했다. B씨는 강승원이 교제 도중 잠수 이별을 했고, 곧이어 그의 결혼과 가게 오픈 소식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주변에서 방송만 보고 사람 좋아보인다고 말하는데, 그동안 착한 척 하며 얼마나 많은 여자들을 속이고 놀았는지, 그동안 본인이 얼마나 잘못 살았는지 깨달았으면 한다. 제발 매체에서 가식적인 얼굴 그만 보고 싶다”고 했다.
강승원은 내체에 “가정을 지키고 싶었으나 상대방이 이혼을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반성문의 경우 100% 진실이 아닌 달래주기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B씨의 경우 1~2개월 정도 길지 않은 만남 끝 자연스레 헤어졌다는 주장을 내놨다.
여기에 31일 유튜버 이진호로부터 강씨와 A씨가 나눈 대화 녹취록까지 공개돼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녹취에는 강씨가 A씨에게 “난 병X, 미친X, 쓰레기. 나 진짜 사랑했던 여자 단 한명도 없었다”라며 양다리 의혹을 받는 B씨에 대해선 “내가 걔 미쳤다고. 자기 잊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X 만났다. 그 미친X이 우리 결혼하는데 해코지 할까봐 인스타 찾아봤다”는 등의 변명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방송에서 보인 그의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에 많은 누리꾼들은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미 국민신문고에는 서울시에서 다음 달 3일 진행하는 ‘2024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개최 기념 특별 행사에서 트리플스타의 출연 취소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누리꾼들은 “트리플스타가 서울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사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어떤 이들에겐 방송 출연이 득이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속 하지 못한 과거를 가진 이들에겐 강승원처럼 독이 되기도 한다. 평생 쌓아올린 커리어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승원의 사생활 논란에 앞서 이틀 전에는 ‘한식대가’로 소개된 이영숙 나경버섯대표가 14년간 빌린 돈 1억원을 갚지 않았다는 ‘빚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열정과 감동의 맛으로 이븐하게 잘 익혀진 ‘흑백요리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출연진들의 과거로 씁씁한 뒷맛을 남겼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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