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파병 즉각 철회해야" 촉구에…北 ICBM 도발 화답(종합2보)
북, 10개월 만의 ICBM 도발…미 대선 엿새 앞두고 군사적 긴장 최고조
(워싱턴·서울=뉴스1) 박응진 정윤영 기자 류정민 특파원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를 개최하고 "북러 간 군사협력이 실질적 파병까지 이어진 점을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한미 SCM 직후 북한은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고각으로 쏘아 올리는 고강도 도발로 답변을 대신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작년 12월 18일 이후 약 10개월 만으로 미국 대선을 엿새 앞두고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한미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 펜타곤에서 제56차 SCM을 개최하고 최근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양국은 "러·북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서명 이후 강화되고 있는 러·북 군사협력이 역내 불안정을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라고 했다.
이어 "불법 무기거래와 첨단기술 이전을 포함한 러·북 간 군사협력이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라면서 "러시아에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양 장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가 최근 밝힌 '적대적 두 국가론'과 최근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 행위,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행위 등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정전체제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즉각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또 북방한계선(NLL)이 지난 70년간 군사력을 분리하고 군사적 긴장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음에 주목하고, 북한이 NLL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두 장관은 성명을 통해 향후 연합연습에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을 통한 유사시 미국 핵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지원 등 한미 핵협의그룹(NCG) 과업의 신속한 진전을 지속해 나갈 것도 NCG에 지시했다.
반면 북한의 비핵화 문구는 9년 만에 빠졌다. 이 문구는 지난 2016년 SCM 공동성명부터 매년 등장해 왔으나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핵개발을 '단념'시키고 '지연'시키는 노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라고만 적었다.
아울러 양측은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의 내년 체결을 목표로 협력을 가속하기로 했다.
이번 SCM에서 한미 양국은 '인태지역 한미동맹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라는 문서도 승인했다. 이 문서는 아세안 및 태평양 도서국의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해양안보, 방산협력, 정보공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 장관은 성명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를 향해 북한군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용현 장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의 본질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제3자(북한)가 개입하면서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전 세계 국가들이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파병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에 야합하는 행위"라며 "김정은이 자신의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총알받이 용병으로 보낸, 이것이야말로 반인륜적 반평화적 전쟁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이뤄진 모든 책임은 김정은에게 있다"면서 "북한군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국방장관은 북한군 '참전'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마찬가지로 살상 대상이 된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북한과 러시아)의 행동에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면서 "현재 북한이 얼마든지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자신들보다 약하다고 평가받은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아무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북한군의 파병은 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내적으로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참전에 이르게 되는 일은 실제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라며 "푸틴이 전쟁을 즉시 중단하면 될 일로, 종전의 열쇠도 푸틴이 쥐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용현 국방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별도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북이 파병 대가로 얻을 러시아의 군사기술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한미 국방장관 공동성명과 김 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북한은 동해상으로 역대 최장 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7시10분께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추정 물체가 80여 분을 날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한 것을 규탄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ICBM 시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은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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