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2027년까지 수출 10억불 목표…수급 안정·글로벌 진출에 박차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수산물 최초로 수출 1조원을 넘긴 김을 2027년까지 10억달러(한화 약1조4000억원) 수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31일 세종 해수부 본청 브리핑룸에서 우리 김의 생산부터 가공·수출까지 전 주기 개선방안을 담은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김은 우리나라 대표 수산물이자 수출식품으로 지난해 최초로 수출 1조원(7억9000달러)을 달성했다. 세계 김 시장의 70% 이상을 우리 김이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문화, 음식의 세계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김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국내 전체 김 원료(물김) 생산량은 50~60만톤 수준에서 머물러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인해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김 가공 부문도 마른 김 없체의 82%가 상시직원 10인 미만 등인 소규모·영세 업체가 많은 특성상 품질 향상 및 생산 자동화를 위한 투자 여력이 부족해 영세성을 탈피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해수부는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내수·수출을 위한 안정적 원물 공급 △규모화·스마트화로 가공·유통의 효율성 제고 △K-김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국내외 시장 확대 △거버넌스 구축 및 연구역량·인력 육성이라는 4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또 2700ha(헥타르: 축구장 3800개 규모)의 김 양식장을 확대했으며 먼 바다에서의 김 양식도 1000ha 규모로 최초로 시도한다. 2025년에도 수급상황을 살펴 추가 양식면적 확대를 검토하고 양식관리선의 입·출항, 물김 보관, 수산물 가공 등 양식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양식전용 어항'의 타당성도 검토한다.
바다가 아닌 육상에서 김을 양식하는 기술도 내년부터 개발하고 고수온에 강한 김 양식품종을 현장 실증 후 보급하는 등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안정적인 생산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소규모 양식장들이 통합해 어업법인화하는 경우 정부 지원사업을 우대하는 등 김 양식업계의 규모화를 유도한다. 김 양식현장의 노동력 부담 및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채취한 물김을 육상에 자동으로 옮기는 장비 등 김 양식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보급한다.
가공·유통 측면에선 마른김 수협' 출범 지원 등 300여개의 마른김 업계를 조직화·규모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내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김 가공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물김의 주생산지인 전남의 물류시설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전남 산지거점유통센터(FPC) 1개소를 신축하고 나주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를 증축해 물류비용을 줄여 나간다.
목포에 수산식품 수출단지를 2026년까지 조성해 김 가공·수출 기업을 입주시켜 연구개발(R&D), 수출 등을 지원하고 김 거래의 투명성 확보와 거래비용 저감을 위한 마른김 거래소 설립도 추진한다.
해수부는 특히 우리 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해외에서 김은 Nori, Seaweed, Laver 등 여러 명칭으로 사용되어 브랜드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우리식 김 영문 명칭인 GIM을 확산시키고 우리 김 제품 규격안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를 추진한다. 국제표준으로 인정 시 비관세 장벽이 완화돼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김 등급제를 도입해 소비자는 좋은 김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하고 생산자는 김 품질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할 수 있도록 해 우수한 품질의 김 생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해외무역지원센터를 개설해 유럽 김 시장 개척도 계속해 나간다.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김 간식, 김을 활용한 소스 등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지원해 밥 반찬이 아닌 다양한 소비시장을 창출한다. 온·오프라인에 할인행사(최대 50%)를 지원하고 미래 소비층인 영유아,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한다.
나아가 가격, 수급 등 김 산업 현안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한 정부-업계 간 거버넌스도 강화한다. 종자·양식·가공·수출 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김 산업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정부와 김 업계가 상생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생산방향을 논의해 수급 불안 등에 대응할 예정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김은 반찬, 김밥 등으로 우리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식품이자 이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먹거리로 거듭나고 있다"며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국민들이 부담 없이 김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 김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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