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트랜지션 라인업 + 박성진’ BNK가 증명한 우승후보 ‘이유들’

김우석 2024. 10. 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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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가 홈과 개막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부산 BNK 썸은 3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에서 안혜지, 김소니아, 박혜진 활약을 묶어 배혜윤, 이주연이 분전한 용인 삼성생명을 접전 끝에 69-64로 일축, 시즌 시작과 함께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전반전 BNK가 37-30으로 앞섰다. 경기 시작과 함께 0-10 런을 허용했던 BNK는 새롭게 결성된 삼각편대 안혜지, 박혜진, 김소니아가 힘을 내며 추격전을 전개, 어렵지 않게 따라붙었다. 이후 세 선수는 번갈아 득점에 가담해 31점을 합작했다. 개막전 부담감 탓에 공수에서 산만한 모습이 가득했지만, 세 선수가 공격에서 나누어 활약하며 7점차 우위를 점했다.

3쿼터, BNK가 이날 ‘언터처블 모드’를 가동 중인 안혜지를 앞세워 접전에서 리드를 유지했다. 안혜지는 10점을 몰아치며 팀이 만든 21점 중 절반에 가까운 득점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BNK는 안혜지 활약 속에 20점 고지를 넘었고, 삼성생명도 19점을 집중시켰지만, 수비에서 아쉬움으로 인해 추격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BNK가 58-49, 9점을 앞서며 3쿼터를 마무리했다.

4쿼터, BNK가 좀처럼 점수차를 좁혀주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앞선 쿼터와 다른 집중력을 가져가며 추격하려 했다. 하지만 상승세에 있는 BNK는 공수에서 높은 안정감을 바탕으로 10점 안팎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끝까지 변화는 없었다. 종료 1분 45초 전 터진 이소희 속공으로 사실상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경기로 BNK가 추구하는 팀 컬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작은 트랜지션 라인업이다. 신장에서 다소 열세일 수 있지만, 빠른 공수 전환과 스페이싱이 가능하고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은 선발 기용, 상대와 기 싸움에 밀리지 않는 장점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스타팅으로 안혜지, 이소희, 박혜진, 이이지마 사키, 김소니아가 나섰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신장보다는 스피드, 트랜지션에 특화된 라인업이다. 출발은 불안했다. 벤치가 4분이 지날 때 까지 지켜봤고, 작전타임을 가져갔다. 그리고 사키를 대신해 박성진을 기용했다. 스피드를 포기하고 높이를 보강한 라인업이었다. 적중했다. 몸놀림이 달라진 박성진은 골밑을 완벽에 가깝게 사수하며 경기에 대등함을 부여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경기 후 박정은 감독은 “박성진이 1쿼터 중반부터 잘 해주었다. 박성진이 들어가서 본인 역할을 해냈다. 언니들이 리듬을 타게 만들었다. 작년을 경험하며 배혜윤과 많이 해봤다. 본인도 기대를 했던 것 같다. 노력에 대한 댓가를 보았다고 본다. 어쨌든 배운 것이 많았다. 잘 해주었다. 기특하다. 큰 전력이 되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박성진 기용은 분위기 전환에 있어 신의 한수가 되었다.
이후 BNK는 박성진과 이이지마 사키를 번갈아 기용, 상대 스페이싱 공략 혹은 인사이드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사키는 박신자컵부터 수비력에서 있어 WKBL 최고 수준임을 증명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강유림, 이해란 등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또, 박성진은 리그 최고 센터인 배혜윤을 상대로 효율적인 수비를 해냈다. 이는 삼성생명 공격을 둔화시키는 결정적인 장면이 되었다.

BNK는 이소희와 김소니아라는 트랜지션에 특화된 선수가 있다. BNK가 기록한 속공 득점 8점 중 6점을 합작했다. 속공이 아니더라도 프런트 코트로 빠른 진입을 통해 체력전의 선봉에 섰다.

안혜지는 수비에서 다소 약점이 있지만, 세트 오펜스에서 장점이 확실하다. 이날은 또 다른 약점으로 평가되었던 3점슛까지 5개나 터트리며 삼성생명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박혜진은 공수 겸장이다. 두 말이 필요없는 WKBL 탑 플레이어다.

이에 더해 한뼘 성장한 박성진이 전력에 합류했다는 것을 증명하며 우승후보로서 존재감을 시즌 첫 경기부터 알려왔다.

아직 조직력이나 호흡에서 확인할 것은 남았다. 또, 식스맨도 눈에 띄지 않았다. 김정은과 심수현 그리고 김민아가 이번 시즌 BNK 목표인 우승을 위해 꼭 해주어야 할 이름이다.

이날 경기로 6개 팀 모두가 베일에 쌓여있던 전력을 선보였다.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팀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남긴 BNK다. 트랜지션과 높이의 절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 출전 시간이 길었다. 개막전이기 때문에 좋은 출발을 위해 길게 가져갔다. 다들 잘해주었다. 우리는 벤치에서 출전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어린 선수들 4인방이 있다. 이후에는 활용할 생각이다. 로테이션을 풍부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주전급 선수들 20분 후반 혹은 30분 초반을 생각하고 있다. 1라운드는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승을 목표로 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첫 경기였다. 우승후보 BNK의 합격점을 줄 수 있던 일전이었다.

사진 = 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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