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말고 개발하세요”…정몽구의 27년 수소 뚝심, 새 수소차로 잇는다

장우진 2024. 10. 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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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 만드세요. 100대가 다 달라도 됩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2004년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수소전기차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정 명예회장은 연구개발의 무한한 혁신 공간을 열어주고자 2005년 마북(용인 기흥구)에 기술연구소를 만들었다"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가 찾아왔지만 현대차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과감히 선택했고 2013년 수소모빌리티 역사의 이정표로 남을 첫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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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명예회장, 환경기술연구소 세워 연구 혁신공간 제공
정의선 회장 "미래 세대를 위한 것"…올 CES서 비전 공개
2000년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을 체결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현대차 제공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정몽구 명예회장 수소 사업 관련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장재훈(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전무,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정진환 차량개발2담당 전무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우진 기자
이지현(왼쪽부터) 현대차 FC시스템설계1팀 연구원,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 담당 전무, 수소연료전지시스템개발 담당 상무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수소연료전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장우진 기자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 장우진 기자

"돈 걱정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 만드세요. 100대가 다 달라도 됩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2004년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수소전기차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정 명예회장은 연구개발의 무한한 혁신 공간을 열어주고자 2005년 마북(용인 기흥구)에 기술연구소를 만들었다"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가 찾아왔지만 현대차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과감히 선택했고 2013년 수소모빌리티 역사의 이정표로 남을 첫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27년간 흔들림없이 도전할 수 있던 것은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 때문"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최서호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개발 담당 상무는 이어진 대담에서 "수소차의 연료전지스텍은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같다. 스텍을 잘 쌓는 것이 중요한테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스텍을 쌓는데만 3일이 걸리기도 했고, 잘 쌓은 날엔 회식을 하기도 했다. 이때 정 명예회장이 수소개발을 위한 마북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대담의 사회를 본 이지현 연료전지시스템설계 연구원은 1998년생으로 현대차의 수소 개발 역사와 나이가 같아 의미를 더했다. 이 연구원은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 담당 전무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소차의 대량생산을 위해 스텍 흑연분리판 대신 금속판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스텍 전체를 재개발했고 1년 이상의 긴 시간을 투자했다"는 말에 "석기에서 청동기로 변화는 획기전 변호다. 대단하다"고 말하자 박수 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내년 중순쯤 양산 예정인 차세대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1회 충전시650㎞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으며, 연료전지시스템과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최대 150㎾의 모터 출력을 확보했다. 2열 공간 거주성도 확대해 뒷좌석 레그룸(다리공간), 헤드룸(머리공간)을 늘렸고,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까지 수소 충전소를 경유해 갈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안내해주는 '루트플래너' 기능도 새로 적용했다. 야외 활동 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탑재했다.

이상엽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강인하고 담대한 SUV 디자인을 고민했다"며 "아름다움뿐 아니라 견고한 수소차를 디자인하기 위해 철이 가진 힘을 활용해 강성을 극대화하는 등 도시와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감성을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수소차 개발을 시작해 2000년 미 항공기 엔진 개발 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자회사 UTC와 합작 개발한 수소차를 미 캘리포니아에서 첫 공개했다. 이후 2004년 독자개발 수소차 개발 이후,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 모델인 투싼ix 퓨어셀을 선보였다. 2018년에는 넥쏘를 출시했으며, 이후 수소버스·트럭 등 상용차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장재훈 사장은 "상용 부문은 생산능력을 확대해 수소버스의 경우 연간 3000대 규모로 키웠다. 정부의 로드맵과 맞춰가고 있다"며 "모빌리티·운송뿐 아니라 중공업, 기타 발전 열병합 등 산업전반의 수소 분야에서 이종결합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뿐 아니라 기술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기술만 있다면 글로벌 리더십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곧은 신념으로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가 쓰이는 세상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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