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김’, 먼바다 양식 최초 시도… 김 전용 어항도 추진

세종=이신혜 기자 2024. 10. 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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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
2027년까지 김 수출 ‘10억달러’ 목표

정부가 김 양식장을 넓히기 위해 수심이 35m를 넘는 외해에서 김을 양식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양식 김의 생산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양식김 전용 어항’ 설치도 적극 검토한다.

김 영문 명칭을 ‘GIM’으로 국제표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김 품질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하는 김 등급제 도입도 모색한다.

해양수산부는 31일 ‘수출액 10억달러 달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국내산 김은 지난해 최초로 수출 1조원(7600억달러)을 달성했다. 현재 세계 김 시장의 70%를 우리 김이 점유하고 있다.

한류 확산 영향으로 김에 대한 세계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김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김 시장의 교역 규모는 1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0년 전 대비 2.5배가량 늘었다.

김 시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선 생산량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공급 부족에 따른 국내 유통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서도 김 생산 확대는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 12월 4일, 전남 장흥군 회진면 신상리 득량만 앞 바다 김 양식장 무산김 현장. 김발을 물밖으로 노출시키는 '김발뒤집기' 작업을 하고 있다. /조선DB

◇연안 외 ‘먼바다’ 김 양식도 도전…양식전용 어항·육상 김 개발도

해수부는 김 양식 면적 확대를 위해 수심 35m 이상 깊은 바다에서도 김 양식을 시도할 계획이다.

김은 그간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 양식을 주로 했다. 조석간만의 차에 따라 햇볕에 노출됐다, 물에 잠기는 걸 반복하는 게 김 생육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안 김 양식장 공간이 부족해지자, 먼바다에서도 양식하는 방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 연안 김 양식장의 경우 이미 허가가 많이 났다”면서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연안에서 김 양식장 할만한 환경이 더 이상 안 돼, 먼바다에서 (김) 양식이 가능한지 시험할 수 있도록 시험 허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양식관리 선박의 입‧출항, 물김 보관, 수산물 가공 등 김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는 ‘김 양식 전용 어항’의 타당성도 검토한다. 양식한 김을 끌어올리는 최적화 시설과 위판 시설, 배후부지에 김 가공공장 들어간 ‘원스톱’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어촌어항법을 개정해 2027년부터 ‘김 양식 전용 어항’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식어항을 통해 생산·가공 시설을 집적화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내년도 타당성 조사에 5억원을 들여 진행한다.

바다가 아닌 육상에서 김을 양식하는 기술을 내년부터 개발하고, 고수온에 강한 김 양식품종도 현장 실증 후 빠르게 보급할 계획이다.

육상양식 중인 김. 월 10kg 내외의 김이 생산된다./풀무원 제공

‘(가칭)마른김 수협’ 출범도 지원한다. 300여 개의 마른김 업계를 조직화·규모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하여 김 가공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른김 업체의 82%가 상시직원 10인 미만으로 운영돼 소규모‧영세 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해수부는 품질 향상 및 생산 자동화를 위한 투자 여력이 부족한 김 가공공장을 지원해 ‘마른김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기부와 협업해 최소 10개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씨위드(seaweed)’ 말고 ‘김(GIM)’으로 K푸드 확실히 알린다

해수부는 우리 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김은 노리(Nori), 씨위드(Seaweed), 레이버(Laver)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에, 우리식 김 영문 명칭인 GIM을 확산시키고, 우리 김 제품 규격안이 국제 표준이 될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표준으로 인정되면 비관세 장벽이 완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김 등급제를 도입하여 소비자가 좋은 김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생산자는 품질에 따라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고품질 김 생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해외무역지원센터를 개설하여 유럽 김 시장 개척도 지속한다.

아울러,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김 간식, 김을 활용한 소스 등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여 밥반찬이 아닌 다양한 소비시장을 개척한다. 또한, 온‧오프라인에 할인행사(최대 50%)를 지원하고, 미래 소비층인 영유아,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한다.

정부와 업계 간 거버넌스도 강화한다. 해수부는 종자·양식·가공·수출 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김 산업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 전문 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의 규모와 기능을 확대하여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앞으로 신규 개발하는 양식장 일부는 청년 귀어인에게 임대하는 등 신규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김은 반찬·김밥 등으로 우리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식품이자, 이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먹거리로 거듭나고 있다”며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국민들이 부담 없이 김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 김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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