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안 가면 모멸감 들 거다”…구조조정 KT, 직원들 압박

선담은 기자 2024. 10. 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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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네트워크 업무를 자회사로 분리하려는 케이티(KT)의 구조조정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자회사 전출 희망자 수가 목표치의 3분의 1에 그치자 회사는 전출 신청 기한을 연장하면서 직무 전환 배치를 언급하는 등 직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케이티 쪽은 안 부문장의 발언에 대해 "(네트워크 인력들이) 영업 직무로 전환해 새 업무를 맡는 것보다 (자회사로 이동해) 기존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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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 김영섭 대표 리더십 시험대 올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 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뉴스

통신 네트워크 업무를 자회사로 분리하려는 케이티(KT)의 구조조정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자회사 전출 희망자 수가 목표치의 3분의 1에 그치자 회사는 전출 신청 기한을 연장하면서 직무 전환 배치를 언급하는 등 직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정치권의 우려 등 안팎에서 파열음이 나오면서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AICT) 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31일 케이티 새노조(제2노조)의 자체 집계 결과를 보면, 회사가 지난달 21~28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전출자 모집에 신설 자회사인 케이티오에스피(KT OSP·가칭)와 케이티피앤엠(KT P&M·가칭)으로 이동을 신청한 인원(28일 기준)은 각각 1124명, 184명으로 파악됐다. 앞서 케이티가 인력 재배치 계획 초안에서 밝힌 두 자회사의 필요 인력 규모는 각각 3400명, 380명이다.

목표치를 크게 밑돌자 케이티 쪽은 애초 10월28일로 잡은 전출 신청 기한을 11월4일까지 연장하고, 안창용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등이 각 지사를 돌며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케이티 새노조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안 부문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 본사에서 연 설명회에서 본사에 남는 직원들은 ‘토탈영업 티에프(TF)’에 배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굉장히 모멸감과 자괴감이 있을 거다”, “스트레스 때문에 (본사 잔류가) 쉽지 않을 거다”, “(TF로 가면) 지금 근무지가 아닌 외곽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등 노골적으로 자회사 전출 신청을 강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케이티 쪽은 안 부문장의 발언에 대해 “(네트워크 인력들이) 영업 직무로 전환해 새 업무를 맡는 것보다 (자회사로 이동해) 기존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영섭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강압적이고 임의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영에서는 항상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가 ‘합리적인 구조조정’이라고 한 만큼,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전통적인 통신사 업무를 자회사로 보내면서 새 사업인 ‘인공지능’ 쪽으로 회사 자원을 옮기는 시도가 무리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과제도 생겼다.

통신 네트워크 직원들 상당수가 회사 방안을 거부하는 이유는 처우 하락과 업무 강도의 변화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과거 구조조정 사례에 비춰 회사의 약속을 신뢰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통신 선로시설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50대 케이블매니저(CM) ㄱ씨는 한겨레에 “회사가 인공지능 사업을 하기 위해 우리(통신 네트워크 인력)를 버린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회사에서 정년퇴직하면, 이후 3년간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거라고 하는데, 5년 뒤에도 그 약속이 정말 지켜질 것인지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40대 케이블매니저 ㄴ씨는 “정년이 임박했거나 관리자급 등 현장 업무를 거의 하지 않던 분들이 자회사 전출을 많이 신청했다. 저처럼 젊은 사람이 자회사로 가면 (연장자를 대신해) 혼자 일을 다 하게 될 거란 걱정이 있다”고 했다.

한편, 케이티의 자회사 케이티클라우드는 11월부터 테크, 데이터센터, 세일즈·컨설팅 등 전 분야에 걸쳐 대규모 경력직 채용에 들어간다. 인공지능 수요가 증가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는 차원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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