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유발자’ 비난 글 게재, “경찰 신고한다” 하니 삭제[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김광현 기자 2024. 10. 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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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 이웃을 만나면 층간소음으로 마음고생, 몸고생 다 하게됩니다. 일단 만만하게 보이면 더합니다. 사람이 없는 시간인데도 층간소음이 심하다면 불평을 해대는 아래층에 대해서는 좋게만 말하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사과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만만하게 보이면 더 심하게 구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별의 별 사람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층간소음 유발자가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아니면 경찰에 신고를 하든지 강경책을 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실제 있었던 사례입니다. 전문가의 해결방법도 함께 제시해봅니다. 참고가 되기 바랍니다.

#사례:“미안하다” 사과하는데도, 만만하게 보이는지 툭하면 불만 제기

서울 경기도 지제에 사는 직장인입니다.

층간소음 불만을 제기하던 아래층 이웃이 아파트 커뮤니티에 제가 층간소음유발자라고 사진을 올렸습니다. 현재 저는 층간소음 철면피 가해자 취급받고 있습니다.

이사 올 때부터 아래층과 층간소음으로 인해 갈등이 많았습니다.

첫 시작이 잘못된 것 일까요. 처음 이사 왔을 때 이삿짐을 다 올리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아래층 이웃이 올라왔습니다. 다짜고짜 신발 신고 들어와서 “시끄럽다”고 손가락질 하길래, 당황했지만 많이 시끄러우셨나보다 하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죄송하다” 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집 안에 있다가는 죽겠네 못살겠네” 고함치길래 연신 사과하며 작은 성의라도 보이고 싶어 집에 있던 것 중 제일 상태가 좋았던 애플망고를 다 꺼내 담아 노여움 푸시라고 “나중에 다시 인사드리겠다” 하고 아래층에 따라가 사과했습니다.

오죽하면 입주 청소 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심하신 것 같다고 저 대신 말씀을 할 지경 이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죄송한 마음에 꼭 정리 끝나면 다시 사과드려야겠다 하던 찰나였는데, 두 시간 있다가 또 올라오셔서 “시끄러워서 밥도 못먹겠다”면서 한바탕 또 고함을 치고 갔습니다. 그 때가 점심시간이었고 우리도 작업하시는 분들과 잠시 쉬면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있었습니다. 이미 작업은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시끄럽다고 고함쳐서 먹던 도시락도 버리고 죄송하다 연신 또 사과 했습니다.

이삿날 시끄러운거야 당연한데 이렇게까지 욕먹고 손가락질 받을 일인가 속상했던 건 사실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 날 이사와 청소는 마무리 했습니다.

그런데 아래층은 그 뒤로도 매일 같이 우리 집이 시끄럽다면서 민원을 합니다. 관리소장이 따로 전화 와서 아래층에서 자꾸 민원을 한다고 연락이 옵니다.

제가 집에 없던 시간에도 민원을 하길래 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된 민원에 “대체 어디서 뭐가 그렇게 시끄럽다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관리소장 본인도 곤란할 지경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제가 집에 없는 날에 현관에 쪽지를 잔뜩 붙이고 갑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현관에 붙어 있는 쪽지 떼는 게 일상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아래층에서는 올라오고 전화하고..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괴롭습니다.

그러다 제가 너무 화가 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옆 집 이웃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인사하는데 그 이웃께서 “혹시 알고 있냐”며,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는데, 그 집인 것 같다”며 한번 보라고 하는 거입니다. 출근길이어서 회사 가서 보겠다고 하고 회사에서 보데, 진짜 제 사진이 떡하니 올라 있었고 호수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분리수거 하는 제 모습과 함께 ‘층간소음유발자’ 라는 게시글로 게시 되어 있었습니다. 진짜 심장이 쿵쾅 거려서 일도 손에 안잡히고 그 길로 반차쓰고 바로 관리소로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바로 경찰서를 갔어야 했나 싶습니다. 관리소에 가서 이거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 달라 하는데 정말 온 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렸습니다. 의심가는건 100% 아래층이기에 관리소장님께 이야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관리소장에게 “절대 그냥 안 넘어가고 경찰에 신고해서 작성자 찾아 벌받게 할거”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기간에는 아래층에서 연락도 없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관리소장에게 “아래층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지금은 글이 삭제 되었다”고 합니다. “삭제되었다고 일이 해결된 게 아니다”며 세게 나가기는 했지만, 경찰에 신고해봤자 빨리 해결도 안될 것 같고 이상하게 보복하면 더 힘들어질 것 같고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

저는 맹세코 집 안에서 쿵쿵 거리며 생활하고 있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느라 낮에는 집에 있지도 않습니다. 왜 아래층 이웃은 우리집에서 하루종일 쿵쿵 소리가 난다면서 저를 층간소음유발자로 몰아가며 생사람 잡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사 첫날 너무 굽신대며 죄송하다고 사과하니까 제가 제일 만만해서 이러는건가 싶습니다.

커뮤니티 사진 이후에 잠시 조용해 지기는 했지만, 사실 매일 불안합니다. 집에 부모님이라도 오셔서 식사 대접이라도 하고 싶은데, 행여나 이런걸로 꼬투리 잡으며 또 난리칠까봐 이사 후 집에 손님 한 명도 와본 적이 없습니다. 집이 집 같지 않습니다. 집에 가는 길이 너무 불안하고 감시받고 있는 것 같고 불안 합니다. 아래층 이웃이 들린다는 쿵쿵 거린다고 들리는 소음은 대체 어디서 나는 소음인지도 모르겠고 우리집이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듣지도 않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은 일상생활 소음이든 인테리어 공사로 시작된 소음이든 중요한 것은 민원인이 발생시킨 소음으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심정을 이해하고 층간소음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면, 완전하게 민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폭행이나 살인 등 극한 상황으로 확전되는 것은 분명하게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근거없는 비방과 계속되는 민원을 참고만 살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일단은 소음이 발생한다는 시간대에 언제든지 아랫집이 집을 방문하도록 하게 하십시오. 직접 방문에 눈으로 확인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직장에 가서 집에 없을 때는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와 함께 아랫집이 민원인집을 방문하도록 하기 바랍니다. 그러면 아래층도 할말이 없을 겁니다. 이러한 과정을 3개월 정도하면 현재의 민원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손님 방문이 예정된 날은 방문 전날에 방문 시간대와 양해를 구하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아랫집 현관문에 부착하시면,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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